사고 났다 하면 대형 참사…버스·트럭 등 ‘골리앗 車’ 흉기

사고 났다 하면 대형 참사…버스·트럭 등 ‘골리앗 車’ 흉기

입력 2016-07-19 09:10
수정 2016-07-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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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기록 자료 활용 활성화…운행 습관 개선으로 사고 예방경찰, 암행순찰차 5대 투입…대형 차량 교통법규 위반 단속

지난 17일 영동고속도로 5중 추돌사고로 20대 여성 4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친 사고는 버스 운전자의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시 사고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에는 1차로를 주행하던 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그대로 주행해 앞선 차량을 덮치는 모습이 생생하게 포착됐다.

사실상 주행하는 버스가 감속 없이 그대로 앞선 차량을 잇달아 덮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버스와 가장 먼저 추돌한 K5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파손됐고 인명 피해도 컸다.

그만큼 버스나 화물차 등 대형 차량은 한 번 사고가 나면 대형 참사와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 “버스·화물차 사고는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져”

지난해 9월 2일 오전 8시 55분께 홍천군 화촌면 성산리 인근 서울∼춘천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 인근에서 23t 덤프트럭과 쏘나타 택시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자가 숨지고 승객 등 4명이 다쳤다.

덤프트럭과 충돌한 택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다.

지난해 6월 24일 낮 12시 25분께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38번 국도에서 25t 덤프트럭과 고속버스가 충돌했다.

사고 충격으로 고속버스는 마주 오던 시내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고속버스와 시내버스 승객이 다쳤다.

당시 버스 승객이 많지 않아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아찔한 사고였다.

또 2013년 8월 14일 오전 10시 30분께 횡성군 우천면 상대리 인근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에서 승합차가 25t 덤프트럭을 들이받아 6명의 사상자가 났다.

6년 전 서울∼춘천고속도로에서는 이번 영동고속도로 봉평 터널 사고와 유사한 5중 추돌사고로 5명이 사망하는 등 막대한 인명 피해가 났다.

2010년 4월 19일 오후 2시 4분께 홍천군 서면 마곡리 서울∼춘천고속도로 상행선 마곡 터널 인근에서 관광버스가 앞서 가던 그랜저 TG 승용차를 들이받는 등 5중 추돌사고로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당시 버스와 가장 먼저 추돌한 그랜저 TG 승용차에 타고 있던 5명은 모두 숨졌다.

사고 버스가 그랜저 TG 승용차를 들이받아 앞바퀴로 깔아뭉갠 상태에서 10여m가량을 진행하면서 연쇄 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 “대형 車 사고 예방…운행기록 자료 활용 활성화”

교통사고 원인의 상당 부분은 전방 주시 태만, 교통법규 위반 등 ‘안전 운전 불이행’이라는 게 교통 전문가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화물차나 덤프, 버스 등 대형 차량은 교통사고 결과 측면에서 더 큰 참사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여객·화물 자동차의 디지털 운행기록 자료 분석·관리를 한층 강화해 운전자의 잘못된 운행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운행기록장치는 차량 속도, RPM, 브레이크, GPS를 통한 위치, 주행거리 등 운행기록을 분석해 과속, 급감속 등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파악할 수 있는 장치이다.

여객·화물 자동차 등 1t 이상의 차량은 이 장치 설치가 2011년 법적으로 의무화됐다.

이를 통해 2014년 이 장치의 설치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그러나 운행기록 자료 제출은 개별 운수 업체 등의 반발로 운전자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이 때문에 운행기록 자료 활용을 통한 운전자 운행 습관 개선이나 안전점검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운행기록 자료 활용이 당장 대형 교통사고 예방과는 다소 거리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대형 차량 운전자의 운행 습관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대형 차 사고 예방에 어느 정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경찰 암행순찰차 5대 대거 투입…대형 차량 법규 위반 단속

경찰은 영동고속도로 봉평 터널 사고를 계기로 오는 8월 말까지 대형 버스 교통안전 특별관리에 나섰다.

음주 운전, 신호위반, 불법 주차 등 관광버스, 화물차의 각종 교통법규 위반이 단속 대상이다.

특히 암행순찰차는 다른 지역 3대와 강원경찰청 소속 2대 등 5대를 도내 고속도로에 집중 투입, 지정차로 위반이나 난폭 운전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암행순찰차의 대대적인 단속은 오는 23∼24일 이틀간 이뤄진다.

이와 함께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원인인 전방주시 태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운전 중 휴대전화 단속을 한층 강화한다.

이 밖에 주요 관광지 내 휴게소 대형 버스 상대 버스 안전점검과 운전자 음주 여부도 확인한다.

지역 내 관광버스 업체를 전수 방문해 현장 교육을 펼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와 화물차 등 대형 차량에 의해 도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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