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보고 확답 못한 이우환… “29일 위작 논란 공식 입장 밝힐 것”

그림 보고 확답 못한 이우환… “29일 위작 논란 공식 입장 밝힐 것”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6-06-27 21:52
수정 2016-06-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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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석… 압수된 13점 확인

“물감 확인해야” 진위 언급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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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화백이 27일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위작 의혹을 받고 있는 작품 13점을 보고 나온 후 몰려드는 취재진을 피해 차에 오르고 있다.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우환 화백이 27일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위작 의혹을 받고 있는 작품 13점을 보고 나온 후 몰려드는 취재진을 피해 차에 오르고 있다.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해 27일 피해자 겸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한 이우환(80) 화백이 위작 논란에 휘말린 작품 13점을 직접 확인했지만 위작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1시간 30분가량 경찰이 위작으로 판단해 압수한 13점의 그림을 본 이 화백은 그간 자신의 그림과 대조 작업이 필요하다며 29일 다시 한번 그림을 감정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화백의 법률대리인인 최순용 변호사는 “경찰이 위작으로 압수한 13점의 그림을 모두 공개한 채 이 화백에게 감정을 요청했으며 이 화백은 경찰로부터 그 작품들에 쓰인 물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예전에 쓴 물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면서 “29일 오후 4시에 감정을 한 번 더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화백은 그림 한 점마다 캔버스를 뒤집어 가며 면밀히 살폈으며 옆에서 보기에도 아예 위작으로 보이는 엉성한 작품은 없었다”면서 “시간이 짧아 경찰의 수사 상황을 모두 듣지 못해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림을 보고 나온 이 화백은 기자들과 만나 “그림을 다시 봐야 한다”고만 말했을 뿐 작품이 진품인지 위작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화백이 위작에 대한 즉답을 피한 것을 두고 세간이 이목이 집중된 만큼 판단을 신중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이 화백 역시 위작으로 판단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날 최 변호사는 이 화백이 애초에 위작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진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 화백은 ‘내가 본 그림 중에는 위작이 없었다’고 말했다. 뒤집어 말하면 본인이 보지 못한 그림 중에는 위작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이 화백이 그간의 입장과 달리 자신의 위작을 인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 화백은 위조 혐의로 구속된 현모(66)씨가 위조품이라고 시인한 작품에 대해서도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백은 위작 감정 전에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아직 그림을 보지도 않았는데 모두 가짜라고 했다”며 “전 세계에 이런 사례가 없다. 모두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일 위작 유통 및 판매책이 보관한 8점, 일반인이 구매한 4점, 미술품 경매에 나왔던 1점 등 이 화백의 작품 13점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제미술과학연구소, 민간 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이 위작이라고 감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6-06-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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