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성소수자 퀴어축제·행진…2.9㎞ ‘무지개 물결’(종합)

서울광장 성소수자 퀴어축제·행진…2.9㎞ ‘무지개 물결’(종합)

입력 2016-06-11 19:58
수정 2016-06-1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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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보수단체, ‘맞불’ 집회…충돌 없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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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시작해볼까요’
‘행진 시작해볼까요’ 1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성 소수자들의 축제 ‘퀴어문화축제’에서 참석자들이 각자 피켓을 든 채 행진 준비를 하고 있다. 2016.6.11 연합뉴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Queer)문화축제가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퀴어 아이 엠(QUEER I AM), 우리 존재 파이팅!’을 주제로 이날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제17회 퀴어문화축제 행사에는 성 소수자들과 지지자들 등 주최측 추산 연인원 5만여명(경찰 추산 1만명)이 참석했다.

서울광장에서 퀴어퍼레이드 행사가 열린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메르스 등 여파로 참석자가 경찰 추산 6천여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갑절 가까이로 늘었다.

퀴어문화축제는 각종 단체·기업·동아리와 각국 대사관이 참여하는 부스 행사와 개막식, 행진(퍼레이드), 축하공연 등 순서로 진행됐다.

부스 행사에는 미국·유럽연합 등 14개국 대사관과 러쉬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무지개예수 등 진보 성향 개신교단체들도 참여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온몸에 피가 묻은 천을 뒤집어 쓰고 ‘치료가 아니라 폭력’이라는 글귀를 들어 ‘치료’라는 미명 아래 동성애를 교정하려는 사회를 비판하는 1인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축제 도중 소나기가 쏟아지는 중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성 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색 망또를 두르고 같은 무늬의 부채나 풍선을 들거나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축제를 즐겼다.

행사장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 게하르트 사바틸 유럽연합(EU)대표부 대사 등 18개국 대사·외교관이 참석해 성 소수자들을 응원했다.

리퍼트 미국대사는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우리는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라는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의 메시지를 전했고, 사바틸 EU대사는 “EU는 온 세계의 LGBT를 지지(support)합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국내 첫 성 소수자 대학 총학생회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보미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축제 무대 위에 올라 “우리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며 “커밍아웃을 한 이후에도 벽은 계속 느껴지지만 그 벽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우리가 계속 우리임을 밝히자”라고 제안했다.

오후 4시40분부터는 이날 축제의 하이라이트격인 ‘퀴어 퍼레이드’ 행진이 진행됐다. 서울광장을 출발해 2개 차로로 을지로2가, 회현사거리, 서울중앙우체국을 지나 롯데백화점 본점을 돌아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2.9㎞를 행진했다.

초대형 무지개 깃발을 앞세우고 공연 차량 7대가 그 뒤를 따랐으며 참가자들은 차량 사이사이에서 걸으며 함성을 지르고 무지개색 부채를 흔들어 물결 같은 모습을 이뤘다.

일부 개신교인들이 행진을 막으려고 확성기를 들고 진입하거나 행진 선두 앞에 드러눕기도 했지만 행진 경로를 따라 촘촘하게 배치된 경찰들이 곧바로 끌어내 양쪽이 접촉하거나 충돌하는 일은 없었다.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맞은편 대한문 광장에는 개신교 단체를 중심으로 한 보수단체 소속 회원 약 1만2천명(경찰추산)이 퀴어문화축제가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며 동성애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주여, 주여’라고 외치며 큰 소리로 기도하거나 찬송가·애국가를 부르며 “동성애는 죄악이므로 신이 심판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보수단체 회원 300명은 서울시청에서 무교로,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1.5㎞ 경로로 ‘맞불’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두 집회·행진 참가자들 사이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우려해 경찰력을 투입해 양쪽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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