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4곳도 ‘메피아’… “연봉 6000만원 받고 배추심기만”

위탁 4곳도 ‘메피아’… “연봉 6000만원 받고 배추심기만”

유대근 기자
입력 2016-06-03 22:26
수정 2016-06-0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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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 등 5곳, 직원 23% 메트로 낙하산

“쉬운 검수 업무만… 다른직원에 일 몰려”
勞勞 갈등 고조… 시민 안전 위협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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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정비공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서울메트로의 위탁업무 관행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사고업체 ‘은성PSD’ 말고도 다수의 위탁업체를 ‘메피아’(메트로+마피아·메트로 출신 임직원들)들이 장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트로 출신자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받지만 업무량 등은 많지 않아 노노()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내부 부조리 탓에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 꼴이다.

서울신문이 3일 입수한 서울메트로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메트로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은 5개 민간업체에는 메트로 출신 직원을 뜻하는 ‘전적 직원’이 137명이다. 5개 업체 직원 583명 중 평균 23.5%가 메트로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셈이다. 차량기지 내 운전업무를 맡은 업체 ‘성보세이프티’에는 직원 78명 중 24명(30.8%)이 메트로 퇴직자 출신이다. 전동차 경정비 업무를 위탁받은 ‘프로종합관리’도 직원 140명 중 37명(26.4%)이 메트로에서 왔다.

●퇴직 뒤 촉탁 재고용 ‘메피아’ 포함 땐 더 많아

위탁업체 내부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 수치마저 축소 집계됐을 가능성이 높다. 유성권 프로종합관리 노조위원장은 “전적 직원으로 구분된 37명 외에 40명 정도는 메트로에서 넘어와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직 뒤 ‘촉탁직’으로 재고용해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직원 14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7명(55%)이 메트로 출신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정년 뒤 재고용해준 사례가 흔하다 보니 메트로 출신 직원들은 대부분 50대 후반 또는 60대 고령자들이다.

●하청업체 선정조건이 ‘메트로 출신 30%’

또 메트로 출신 위탁업체 직원들은 은성PSD 사례처럼 많게는 3배가량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2014년 실시한 ‘서울메트로 경정비 비정규직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로 출신으로 프로종합관리에서 일하는 직원 A씨는 월 449만원을 받은 반면 비메트로 출신 직원은 월 172만원을 받았다. 보고서는 메트로가 위탁 용역업체 선정 때 ‘전체 인원의 최소 30% 이상을 메트로 직원으로 채워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생긴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입찰 희망업체 사이에서 ‘메트로 출신 모시기’ 경쟁이 붙었고 불필요한 수당까지 얹어주며 근로계약을 맺었다. 이런 불공정 임금계약 탓에 정작 현장에서 고된 작업을 하는 현장 근로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린다.

위탁업체 내부에서는 “메트로 출신 임직원들이 업무에 소홀하고 편한 일만 하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유 위원장은 “주요 업무 중에는 월상업무(6~18개월에 한 번씩 전동차 주요 부품을 교체하는 일)와 검수업무(매일 눈으로 전동차를 둘러보며 점검하는 일)가 있는데 메트로 출신자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검수업무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탁업체 직원들은 “평균 연봉 5000만~6000만원 쯤 받는 메트로 출신 직원들 중 일부는 차량기지 안 공터에 배추와 무, 더덕 등을 심고 기르는 등 한가하게 보내지만 그런 만큼 다른 직원들에게 일이 몰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메트로 출신인 한 현장소장은 연봉 8000만원을 받는데 작업복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직무대행은 이날 서울시의회 특별업무보고에서 “앞으로 (메피아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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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6-06-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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