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간호사제’ 도입될까…수의업계 반발로 진통 예상

‘동물간호사제’ 도입될까…수의업계 반발로 진통 예상

입력 2016-05-30 08:14
수정 2016-05-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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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의견수렴 거쳐 7월 법개정 방침…수의사회 등 ‘협의중 발표’ 반대

정부가 동물 복지 증진과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동물간호사’ 제도 도입을 추진중이지만 현실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대한수의사회 등 수의업계가 정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는 등 변수가 적지 않아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수의사가 아닌 보조인력이 동물의 채혈, 스케일링 등 기초 진료행위를 하는 ‘동물간호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100만 마리 시대’를 맞아 가족처럼 키우는 동물에게 제대로 된 진료를 받게 하려는 사람이 늘었고, 이러한 수요가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제도 도입 취지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한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관련 단체로부터 동물간호사의 업무범위, 자격요건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7월에 법률 개정 절차에 들어가는 등 서둘러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한수의사회, 동물병원협회 등 수의업계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30일 현재 서울시수의사회,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생회 등 전국의 수의사·수의대 단체 40여곳이 제도 도입 반대운동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동물간호사 제도를 적절한 준비없이 도입하면 불법 진료 등 부작용이 빈발해 오히려 동물 복지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우려한다.

자신이 사육하는 동물을 자가 진료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수의사법이 개정되지 않은 채 동물간호사의 진료를 허용한다면 동물병원 밖에서 동물간호사의 불법 진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동물간호사 도입으로 3천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정부 발표도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동물병원협회 관계자는 30일 “정부가 고용창출을 강조하기 위해 협의중인 사안을 섣부르게 발표했다”며 “이미 동물병원에 보조사가 일하고 있는데 면허만 준다고 새로 일자리가 생기겠냐”고 반문했다.

건국대학교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 김휘율 원장도 “현 상황에서 동물간호사 면허 제도만 도입한다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이 아닌 학원들만 살찌우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대한수의사회, 동물병원협회, 한국동물복지학회 등과 동물간호사 제도 도입방안을 논의하는 테스크포스(TF)를 4월부터 운영하며 여론을 수렴중이다.

농식품부는 특히 동물간호사들의 자가진료 행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련 단체들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진료를 제한하는 내용의 수의사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는 등 보완책을 검토중이다.

정부와 수의업계의 대립 속에서 대학이나 교육기관 역시 전문적인 동물간호사 양성 준비에는 아직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형국이다.

수의학과가 설치된 서울대와 건국대는 동물간호사 육성 정규 학과를 개설할 계획이 아직 없다. 건국대는 평생교육원에 동물간호사 육성과정 개설을 검토했지만, 동문 수의사들의 반대가 거세고 수의학과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보류했다고 한다.

반려동물 관련 민간자격증 관리기관인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도 동물간호사 관련 자격증이나 교육과정을 만드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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