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을 두고 여성혐오에 의한 살인인지 조현병 환자의 정신병적 살인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함께 그간 무심코 지나쳤던 혹은 애써 외면해왔던 성차별적 사례들까지 쏟아져 나오며 사회를 달구고 있다.
여기에는 기업광고도 예외가 아니다. 24시간 광고에 노출된 일상 속에서 ‘여성차별적 시선’이 녹아들어 간 광고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여성 비하’ 논란이 일었던 주요 광고들을 살펴봤다.
1. OK 저축은행 (2016년)
OK저축은행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애니메이션 ‘태권브이’를 재 더빙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주인공 영희가 “태권브이 조종사라 부자인 줄 알았는데 실망”이라고 말하자 약혼자 훈이는 “요즘은 결혼도, 집도 다 은행이 해주는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대출을 권한다.
이 광고는 우회적으로 대출을 권유했다 하더라도 “한국 여성은 남자를 돈으로 평가한다”는 식의 프레임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 BC Pay (2016년)
이 광고는 대만의 음료 업체 공차에서 비씨페이로 결제하면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만화 속 여성이 “공차 가기 전에 BC Pay 등록해야겠네”라고 말하자 뒤에 서 있던 남성이 “어차피 계산은 내가 하는데...”라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지점에 있다. 여성비하로 논란이 일자 3월 23일 올라갔던 광고는 당일 바로 내려졌다.
3.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독려 광고 (2016년)
아이돌 그룹 AOA 설현의 선관위 투표 독려 광고다. 하지만 당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중앙선관위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홍보 TV 광고를 통해 4·13 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데 그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광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광고 속 문제의 대사는 ‘설현의 아름다운 고백-화장품 편’에 나오는 것으로 “언니, 에센스는 이렇게 꼼꼼하게 고르면서”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이 정치·사회 문제만큼 중시하는 것이 화장품, 즉 외모라는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을 두고 있어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4. KFC코리아 (2015년)
치킨 전문 브랜드 KFC의 신메뉴 옥외 광고가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광고에는 여성들이 남자친구에게 비싼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면 화가 난 남성들이 ‘숯놈들’의 버거로 달래 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5. 메트라이프 생명 (2015년)
메트라이프 생명이 만든 ‘무배당 그녀를 위한 선지급 종신보험’ 광고도 ‘여성비하 광고’에 추가됐다. 광고 속 여성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에는 ‘남편은 보험이 아니다’, ‘남자는 보험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챙겨라’ 등의 카피가 쓰여 있다. 이는 상당수의 여성들이 남자 또는 남편을 ‘보험’으로 인식해고 있다는 사고가 깔려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6. 공차 (2014년)
대만의 차(茶) 브랜드 공차의 광고는 여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일으킬 수 있는 문구로 논란이 됐다. 광고에는 ‘영화용 친구, 식사용 오빠, 수다용 동생, 쇼핑용 친구, 음주용 오빠! 어장관리? 아니 메시급 멀티플레이! 기분 따라 다르게 즐겨라’라는 카피가 등장한다. 이러한 문구는 ‘여성이 남성을 영화보고 술 마시는 등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변질된 남녀관계를 연상시킨다.
7. 보건복지부 피임 홍보(2014년)
보건복지부가 배포한 피임 홍보 포스터는 부적절한 문구와 이미지를 사용헀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 상에 공개된 해당 포스터에는 “다 맡기더라도 피임까지 맡기진 마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와 함께 핸드백과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들고 있는 남성의 뒷모습과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 미소 짓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를 두고 여성을 의존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로 묘사하고 남성을 ‘여성의 짐꾼 역할을 하는 존재’로 그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8. 마몽드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마몽드의 인터넷 광고 시리즈도 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넷판 광고인 ‘명품백’편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는 명품가방을 사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한다. 광고에서 유리는 ‘잠을 줄여 투잡을 한다’, ‘친구와 만남을 끊고 돈을 모은다’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보지만 모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라 여긴다. 이때 광고는 그 해결책으로 “바로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라고 제안한다. 이는 마몽드의 제품을 통해 더 예뻐지면 남자친구가 생기고, 남자친구가 생기면 명품백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됐다.
9. 하늘보리 (2012년)
웅진식품의 버스정류장 옥외광고의 카피는 ‘날은 더워죽겠는데 남친은 차가 없네’였다. 이에 여성을 남성의 경제력에 기대고 사소한 것에 쉽게 불평하는 존재로 그렸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여기에는 기업광고도 예외가 아니다. 24시간 광고에 노출된 일상 속에서 ‘여성차별적 시선’이 녹아들어 간 광고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여성 비하’ 논란이 일었던 주요 광고들을 살펴봤다.
1. OK 저축은행 (2016년)
OK저축은행 광고
이 광고는 우회적으로 대출을 권유했다 하더라도 “한국 여성은 남자를 돈으로 평가한다”는 식의 프레임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 BC Pay (2016년)
BC Pay 광고
3.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독려 광고 (2016년)
중앙선관위 투표 독려 캠페인
광고 속 문제의 대사는 ‘설현의 아름다운 고백-화장품 편’에 나오는 것으로 “언니, 에센스는 이렇게 꼼꼼하게 고르면서”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이 정치·사회 문제만큼 중시하는 것이 화장품, 즉 외모라는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을 두고 있어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4. KFC코리아 (2015년)
KFC코리아 광고
5. 메트라이프 생명 (2015년)
메트라이프 생명 광고
6. 공차 (2014년)
공차 지하철 광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7. 보건복지부 피임 홍보(2014년)
보건복지부 피임 홍보 포스터
8. 마몽드 (2012년)
마몽드 광고
9. 하늘보리 (2012년)
하늘보리 광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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