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입구 11m 아슬아슬 흡연

역 입구 11m 아슬아슬 흡연

이성원 기자
입력 2016-05-02 21:12
수정 2016-05-0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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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10m 금연’ 서울 강남 계도 첫날

“사람 몰리는 곳 금연 필요”
“흡연 장소도 만들어 줘야”


“금연 장소만 지정할 게 아니라 흡연할 곳도 만들어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갈수록 정말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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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청 금연 지도원들이 2일 선릉역 출구 근처에서 안내문을 나눠 주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서울 강남구청 금연 지도원들이 2일 선릉역 출구 근처에서 안내문을 나눠 주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일 오전 11시 1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역 4번 출구와 3번 출구 사이에서 작은 승강이가 벌어졌다. 강남구청 흡연단속팀 이병선(64)씨가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40대 남성을 제지하면서 발생한 언쟁이었다. 이곳은 4번 출구로부터 9m 정도 거리에 있어 이달 1일부터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 이씨는 “담배를 끄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든지 하라”고 요구했고, 40대 남성은 짜증을 내며 반쯤 남은 담배를 신경질적으로 비벼 끈 뒤 자리를 떴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에 따라 시내 모든 지하철역 입구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지하철역 주변은 화단과 의자가 있는 경우가 많아 평소 흡연과 관련한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 서울시는 이를 알리기 위해 25개 구청과 함께 이날부터 홍보에 들어갔다. 4개월의 계도 기간을 거쳐 오는 9월 1일부터는 흡연하다 적발될 경우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이날 광화문역과 시청역, 삼성역과 선릉역 등 주요 지하철역의 출입구 근처에는 빨간색으로 된 ‘금연구역’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또 지하철역 입구를 기준으로 전후방 10m 지점 바닥에 금연구역을 알리는 스티커도 눈에 띄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금연구역 내에서 흡연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릉역 8번 출구 앞에서 행인들에게 음식점 전단을 돌리던 이모(68·여)씨는 “아침 8시부터 나왔는데 금연구역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사람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 곳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건 참 잘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하철 출구 10m 구역만 넘어서면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워도 딱히 제지할 방법이 없다”며 “지하철 출구 10m 이내라는 규정이 외려 흡연자들에게 악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선릉역 5번 출구와 6번 출구는 5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각각의 10m를 제외한 중간 30m 공간은 평균 네댓 명의 흡연자에 의해 마치 ‘비공식 흡연구역’처럼 활용되고 있었다.

흡연자들은 금연구역 지정 취지에는 동감하면서도 불만이 많다. 광화문역 5번 출구에서 만난 이모(31)씨는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시설 인근에서 금연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담배에 붙는 세금이 담배 가격의 절반 이상인데 정작 흡연박스 설치 등 흡연자를 위한 정책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역 10m 금연구역 신설은 밀집 지역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자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데 주된 의미가 있다”며 “흡연부스 설치에 대한 조례도 발의된 만큼 흡연자들을 위한 시설도 조만간 확충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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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6-05-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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