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축하해” 사춘기 파티

“초경 축하해” 사춘기 파티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03-17 23:08
수정 2016-03-18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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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처럼 ‘초경파티’ 점차 확대… 아빠 꽃 선물·친척들 축하 문자

공포감 등 부정적 인식 없애줘… “딸들 축하하며 아들도 성교육”

서울 동작구에 사는 주부 김모(39)씨는 지난달 6학년이 된 딸의 초경(初經) 파티를 열어 주었다. 김씨는 케이크에 촛불을 켰고, 김씨의 남편은 딸에게 장미꽃을 건넸다. 친척들도 축하한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셋이서 외식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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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사춘기 파티에 참가한 10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며 성교육을 받고 있다. 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 제공
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사춘기 파티에 참가한 10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며 성교육을 받고 있다.
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 제공
김씨는 “다섯 자매의 막내로 자랐는데, 어렸을 때 성교육을 전혀 받지 못해 초경이 그저 부끄럽고 창피했다”며 “하지만 딸에게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서서히 몸의 변화에 대해 알려줬고, 성교육 차원에서 파티를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딸 아이가 처음에는 놀라더니 여러 사람에게 축하를 받고는 ‘어른이 됐다’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여성’이 된 걸 부끄러워하는 건 오래전 성에 대해 무지했을 때의 얘기. 변화한 인식을 반영하듯 이른바 ‘초경 파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생일 때처럼 케이크를 먹고 외식을 하거나 여성위생용품을 선물로 주는 부모들이 많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해 주는 집도 있다.

주부 이모(44·경기 남양주시)씨는 17일 “삼 남매를 키우는데 두 딸 모두 초경 파티를 열어줬다”며 “막내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시킬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딸 키우는 엄마들은 크든 작든 축하 파티를 열어준다”며 “속옷과 생리대를 선물하고 꼭 안아줬다”고 말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평균 초경 연령은 11.7세였다. 1970년대 평균 14.4세에 비해 3년 가까이 당겨졌다. 박노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외국에서는 초경 파티가 이미 일반화돼 있다”며 “10대 소녀들이 초경을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성인이 되는 의식임을 잘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청소년 성교육과 여성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20일을 ‘초경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성교육 대상을 남학생까지 확대하기 위해 ‘초경 파티’를 ‘사춘기 파티’로 바꾸어 1년에 3번씩 연다. 2차 성징과 사춘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는 게 목표다. 박현이 부장은 “파티를 즐기고 생각을 나누면서 학생들 대부분이 2차 성징을 부끄러운 대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며 “파티라는 형식을 빌리지만 중요한 것은 2차 성징을 겪기 전부터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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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6-03-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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