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한 달… 후속조치 ‘감감’

위안부 합의 한 달… 후속조치 ‘감감’

강병철 기자
입력 2016-01-27 22:18
수정 2016-01-2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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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에 합의한 지 28일로 한 달이 된다. 지난 한 달 사이 양국은 위안부 합의의 모멘텀을 이어가며 우방국인 미국과 더불어 한·미·일 공조 체제 강화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국내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은 데다 일본에서 연일 ‘망언’을 쏟아내고 있어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일 공조 강화 불구 졸속협상 비판

위안부 합의 이후 양국 공조는 올 초부터 서서히 가동됐다. 지난 12일에는 합의 후 처음으로 양국 고위급이 만난 제14차 한·일 고위경제급 협의회가 열렸다. 한·미·일 자유무역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경제 이슈가 주가 될 것으로 보였던 양국 공조는 지난 6일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하며 안보 분야로까지 급속히 확산됐다. 위안부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그간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토대로 추진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힘을 제대로 받게 된 것이다.

실제 북핵 실험 직후부터 한·일은 양국 정상, 외교장관 채널을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문제로 껄끄러웠던 양국 국방 당국도 장관 간 통화를 통해 협력을 이어갔다. 지금 북핵 국면의 주요 원칙이 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에 합의한 것도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에서였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졸속 협상’에 대한 비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합의 직후 외교부 임성남 1차관, 조태열 2차관이 직접 시설에 머무는 피해자 할머니들을 방문하고 또 외교부가 홀로 거주하는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개별 설득에도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최근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0), 강일출(89)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참상을 증언하기 위해 직접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협상 직전까지도 할머니들과 관계 기관 의견을 수렴했고 지금도 합의 취지를 설명하는 일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日 거듭 망언… 실무 협상도 전무

이런 상황에 일본에서는 합의 정신을 깨는 발언이 잇따라 나와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 14일 집권당인 자민당의 사쿠라다 요시타카 의원이 “위안부는 직업 매춘부”라고 망언을 한 데 이어 18일에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위안부 강제 연행의 증거가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국내에서는 일본이 합의를 져버렸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그럼에도 이때마다 외교부는 “합의 사항을 충실하고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만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합의 관련 후속 조치도 표면화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측이 10억엔을 투입하기로 한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 설립에 대해 외교부는 한 달 동안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와 실무 차원의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 위안부 협상 타결 등의 마중물 역할을 한 한·일 국장급 협의도 합의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日 언론 플레이 등 문제제기할 건 해야”

당분간 양국은 여론 설득과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역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적절한 해결에 노력한다”고 한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여론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방법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는 기금 출연에 앞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소녀상 추가 설립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정부 노력은 인정되지만 이후 일본 측 언론 플레이에 치밀히 대응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한·미·일 정책 공조는 바람직하나 이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가 묻히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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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1-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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