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퇴짜’ 맞은 사재기 출판사의 적반하장 소송

법원서 ‘퇴짜’ 맞은 사재기 출판사의 적반하장 소송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1-26 07:14
수정 2016-01-2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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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유통심의위 징계 불복소송 법원서 각하…심의위 환영

사재기로 베스트셀러를 만든 신생 출판사가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 징계를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무위에 그쳤다.

출판사가 심의위에 심의 불복소송을 내 판결까지 간 것은 처음이다. 심의위 측은 “책 사재기에 대한 업계의 자율 규제를 돕는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정숙 부장판사)는 글길나루 출판사가 출판문화산업진흥원 부설기구인 심의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각하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출판사가 문제 삼는 심의 근거는 업계, 시민단체,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사적 협약”이라며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글길나루는 지난해 5월과 6월 ‘내 하루는 늘 너를 우연히 만납니다’와 ‘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란 시집과 에세이집을 출판했다.

두 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그러나 곧 글길나루가 직원을 동원해 책을 사재기했다는 제보가 진흥원에 들어왔다. 실제로 한 인터넷 서점에서는 책 300∼700권이 같은 주소로 배송됐다.

자료를 넘겨받은 심의위는 해당 책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빼고 출판사를 경찰에 고발하는 등 징계키로 했다. 출판사도 두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각각 걸었다.

두 소송 중 ‘베스트셀러 목록 제외 처분을 취소하라’는 가처분 신청은 1심에서 인용됐지만 2심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말 심의위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소송도 경찰 고발은 행정처분이 아니며 나머지 징계도 그 근거인 ‘책 읽는 사회 조성 및 출판 유통질서 확립 협약’이 행정청 법이 아니란 이유로 각하됐다.

‘협약’은 2013년 대한출판문화협의회, 교보문고, 한국작가회의, 소비자모임 등 출판계 모두가 모여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하자며 맺은 자율 협약이다.

협약은 사재기한 출판사의 출판단체 회원 자격을 박탈하고 해당 책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제외하며 위반 사실을 홈페이지에 6개월간 공지하도록 규정했다.

심의위 측 홍탁균 세종 파트너 변호사는 “(각하라는) 형식적 문제에 대한 결과지만, 자율 협약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온 것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 고발 건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갔다. 사재기는 개정된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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