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현금이 좋아”… ‘깡’은 예견된 일

청년들 “현금이 좋아”… ‘깡’은 예견된 일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16-01-22 22:46
수정 2016-01-2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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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청년지원 상품권 할인 거래’ 왜 일어났나

경기 성남시 3대 무상복지 중 하나인 ‘청년배당상품권’(성남사랑상품권)이 청년들에게 지급된 지 하루 만에 할인거래(깡)된 채 인터넷에 나도는 상황은 충분히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복지부 등은 무분별한 복지 포퓰리즘이 낳은 사건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구두상품권, 백화점상품권 등 각종 유가증권이 공공연히 20~30% 할인돼 거래되고 있는 만큼 성남사랑상품권도 ‘깡’은 불가피했다. 이 상품권은 성남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대형 유통업체나 기업형 슈퍼마켓,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20대 청년들은 제한없는 현금을 선호하니 ‘깡’으로 유통시킬 수밖에 없다. 성남시 분당에서 상품권 매매업을 하는 A씨는 “10% 할인한 성남사랑상품권을 얼마든지 구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성남시는 산모와 청년 등에게 지급하는 성남사랑상품권의 사용처를 영화관, 서점, 스포츠센터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22일 밝혔다. 사용처 확대를 고민하던 차에 ‘청년배당상품권 깡’ 사건이 터지자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또 가맹점을 학원, 서점, 영화관 등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업종으로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상품권 깡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와 교육부 등 중앙정부가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성남시의 고민 없는 퍼주기식 복지 정책의 부작용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중앙정부와 협의, 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사회보장기본법, 지방자치법 등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남시가 분권교부세 삭감 때 국가위임사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역시 자치권을 내세워 지방행정기관으로서의 임무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성남시와 비슷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서울시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서울시는 오는 7월부터 스스로 만든 활동 계획서를 낸 청년 3000명에게 활동 비용 중 최대 5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성남은 만 24세 모든 청년에게 지급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라면서 “서울시는 활동 계획서를 선별하고 매달 활동 실적 확인서를 제출하는 등 지원한 활동비가 실제로 쓰였는지를 철저하게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청년들이 자기 개발을 위해서 청년배당을 쓸 수 있도록 상품권 가맹점의 폭과 수를 늘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일부 청년의 일탈 행위로 청년배당 자체를 멈추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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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6-01-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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