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방학 숙제… 문 닫는 대행업체

줄어든 방학 숙제… 문 닫는 대행업체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6-01-10 22:58
수정 2016-01-1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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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독후감·문제풀이 사라져 2~3년간 업체 3분의2 이상 폐업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는 ‘책 1권 읽고 독서기록장에 기록하기’, ‘1학생 1자유탐구 계획 제출’, ‘매일 20분 이상 줄넘기하기’, ‘1곳 이상 미술관 방문’을 이번 겨울방학 숙제로 내줬다. 독서기록장 기록은 간략한 내용만 적으면 되고 따로 독후감을 낼 필요는 없다.

1학생 1자유탐구 계획은 새 학년에 올라가면 무엇을 탐구할지 간략히 계획을 적어내면 된다. 매일 줄넘기 20분 역시 별도 검사는 없다. 지난해까지 미술관 입장권과 미술관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오도록 한 숙제도 올해는 검사를 없앴다.

이 학교 교감은 10일 “남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고, 검사도 따로 하지 않는 것들”이라며 “학교가 겨울방학 숙제를 점차 없애는 추세”라고 말했다.

초·중·고교에서 방학 숙제 부담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것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한 혁신초등학교는 학생들이 방학 전 학급회의를 열어 겨울방학 동안 숙제로 무얼 할지를 스스로 결정한다.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가족과 함께 여행하기’, ‘일주일에 한 번 운동장 달리기’ 등이 채택됐다. 이 학교 교사는 “독후감을 반드시 몇 편 써 오라거나 문제집을 몇 권 풀어 오라는 식의 숙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숙제를 돈을 받고 만들어 주던 ‘숙제 대행 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 업체 대표는 “독후감, 포스터 그리기, 한자교재 써 오기 등의 숙제를 한 건당 5만원에서 10만원씩 받고 대신 해 줬는데, 요즘에는 일거리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며 “인건비 대기에도 빠듯해 최근 2~3년 동안 3분의2 이상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도 방학 동안 학생들의 공부 부담을 없애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앞으로 이런 추세는 확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줄어든 방학 숙제 부담이 오히려 학생들을 학원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부터 공문을 보내 방학 숙제를 적극적으로 줄이라고 지도하고 있으며 학교들도 이에 호응해 숙제를 내주지 않는 곳이 늘고 있다”며 “다만 숙제가 줄면서 학원가를 찾는 발길은 늘고 있어 이 부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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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6-01-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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