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보다 힘들다?” 제주 고입 선발고사 2019학년도부터 폐지

“수능보다 힘들다?” 제주 고입 선발고사 2019학년도부터 폐지

입력 2015-12-22 11:52
수정 2015-12-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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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고교체제 개편·고입제도 개선 최종 계획 발표

제주의 고입 선발고사(연합고사)가 2018년 12월에 치르는 2019학년도 고입부터 폐지된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생은 내신 100% 전형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박영선 제주교육청 정책기획실장은 22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 한 차례의 선발고사 준비를 위해 중학교 3년 동안 아이들의 꿈과 가능성, 건강을 소진하는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는 제주교육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고입제도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이날 발표한 ‘고교체제 개편 및 고입제도 개선 계획’에 따르면 2017∼2018학년도까지는 현행 내신 50%+선발고사 50% 전형이 유지되며 2019학년도부터는 선발고사를 폐지하고 내신 100% 전형을 도입한다.

도교육청은 선발고사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정작 중요한 대입 경쟁력이 소진되는 문제점을 개선, 중학교 때는 수시를 비롯한 다양한 대입 전형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또한 정부가 능력 중심 사회를 지향하며 시행하는 자유학기제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으로 교육과정의 변화가 요구돼 선발고사의 비중과 의미가 점차 퇴색되는 만큼 선발고사 폐지는 교육·사회에 부응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선발고사를 시행하는 지역이 갈수록 줄어들어 문제 출제 분담금이나 출제위원 추천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현재 서울·경기·부산·강원 등 12개 시·도는 내신 100%로, 제주·울산·충남·경북·전북 등 5개 시·도는 내신과 선발고사를 병행해 고입 선발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북은 2018학년도부터 선발고사를 폐지한다.

도교육청은 선발고사 폐지로 중학교 교육과정 정상화, 사교육비 경감 및 학생들의 입시 부담 해소, 배움 중심의 교실 문화 구현으로 자기주도학습 능력 함양, 다양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토대 마련, 대입 대비 용이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고입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구체적인 개선안을 만들어 발표한 뒤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개선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선발고사 폐지와 함께 이석문 제주교육감의 제1공약인 고교체제 개편을 통해 특성화고와 읍면고의 경쟁력을 제고, 아이들이 제주시 동 지역 평준화고에만 매달리지 않고 꿈과 끼를 토대로 다양한 학교를 선택해서 진학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발표된 고교체제 개편 계획에는 읍면고 활성화를 위한 입학금·수업료 지원과 다혼디 배움학교 운영 확대, 학과 특화·재비치 등 특성화고를 취업 명품학교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 2017년부터 예술중점학교 운영, 학급당 학생수 적정화, 해사고 설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박 실장은 “선발고사가 오랜 시간 시행됐기 때문에 폐지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당장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예상되는 부작용들을 개선하면서 큰 혼란 없이 새로운 전형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다만 선발고사 폐지만으로는 고입 문화가 즉각 개선되지 않으며 실질적인 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특성화고와 읍면 고등학교의 경쟁력 제고가 전제돼야 한다며 “고교체제 개편을 통해 도내 30개 고교를 성적에 밀려가는 곳이 아닌 아이들이 선택해서 가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는 제주시 동 지역 평준화고에 학생이 몰려 매해 수십∼수백명의 학생이 고입에서 탈락하는 등 성적에 밀려 원치 않는 학교에 진학한다. ‘수능보다 고입이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중학교 때부터 입시 준비에 매달려야 한다.

이에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제1공약으로 고교체제 개편을 꼽았으며 교육감 취임 이후 용역과 연구, 공청회 등을 거쳐 이날 고교체제 개편·고입제도 개선 최종 계획이 발표됐다.

제주 고입 전형은 1999학년도까지는 선발고사 100%로 이뤄지다가 지난 2000학년도에 내신 50%+선발고사 50%로 내신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2001∼2002학년도에는 중학생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발고사를 폐지하고 내신 100% 전형을 도입했다가 중학교 3학년 수업 파행과 학력 저하가 우려되고 급우간 경쟁심이 유발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2003학년도에 선발고사를 부활시켰다.

이에 따라 2003학년도 내신 80%+선발고사 20%, 2004학년도 내신 70%+선발고사 30% 등 단계적으로 선발고사 비중을 확대해 2005학년도부터는 내신 50%+선발고사 50%로 고입 선발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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