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마리꼴… 멧돼지의 역습

하루 한 마리꼴… 멧돼지의 역습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5-12-17 23:06
수정 2015-12-1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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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멧돼지 출현 5년새 7.5배↑

북한산 등을 중심으로 둘레길 개발이 잇따르면서 서울 도심의 멧돼지 출현이 5년 새 7.5배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등산로·둘레길의 개발이 동물들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시민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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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도심 멧돼지 출현으로 발생한 119 구조출동이 올해 들어 11월 현재 월 29.4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15.4건의 2배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2011년부터 꾸준히 출몰 횟수가 늘다 올해 들어 급증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연도별로는 2011년 43건, 2012년 56건, 2013년 135건, 지난해 185건, 올해는 11월까지 324건이다.

올해 멧돼지 출몰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종로구가 10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구(69건)와 성북구(44건)가 뒤를 이었다. 시 관계자는 “북한산과 북악산, 인왕산 등 큰 산을 낀 지역에서 멧돼지 출몰이 많았다”면서 “이들 지역은 등산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년 새 멧돼지 출몰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진행된 둘레길과 등산로 개발에 주목한다. 둘레길이 이들의 생활지를 침범했다는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 한상훈 박사는 “둘레길이 인간에게는 산책로·등산로지만 멧돼지 등 야생동물에게는 생활지 겸 이동경로”라면서 “(멧돼지와) 쓰는 길이 같아지면서 인간의 눈에 더 자주 띄게 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산 일대는 멧돼지와 인간이 공존하는 곳으로 지목됐다. 특히 북한산 5부 능선 아래는 참나무 군락이 형성돼 멧돼지가 먹이로 삼는 도토리가 많다. 한 박사는 “북한산 정상부는 소나무가 많아 멧돼지가 먹을 것이 없는데 아래쪽은 참나무가 울창하게 자리잡고 있어 먹이가 많다”면서 “그런데 둘레길은 대부분 그 아래쪽을 중심으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려오는 이유는 뭘까. 시 관계자는 “둘레길 이용자들의 도토리 채취가 늘면서 산 아래 있던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더욱 아래로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박사는 “멧돼지는 머리가 좋은 동물”이라면서 “(인간이) 생활영역을 만들어 주고 먹을 것을 뺏지 않으면 함께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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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5-12-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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