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비용 마련하려다… 전과자 된 커플 ‘철컹철컹’.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서울 강남경찰서는 미리 짜고 서로의 차로 접촉 사고를 내 보험금 12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모(26)씨와 심모(26·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는 올해 9월 28일 오전 4시 50분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골목길에서 남자친구 이씨가 망을 보는 사이 자신의 폴크스바겐 차량으로 주차돼 있던 이씨의 벤츠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피해자인 이씨는 1000만원, 가해자인 심씨는 200만원의 보험금을 각각 탔다. 이씨는 사고 당시 차에 타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해 병원 치료비까지 받았다.
하지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연락을 자꾸 피하는 심씨를 수상히 여겨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들의 행각이 들통났다.
심씨는 피해자격인 이씨와 모르는 사이라고 보험사에 주장했지만, 범행에 앞서 심씨가 같은 달 2차례 주차장 벽을 들이받는 접촉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로 ‘남자친구’라며 문의를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보험사는 10월 중순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이들은 결국 폐쇄회로(CC)TV에 꼬리를 밟혀 이달 초 검거됐다.
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추석 다음날 새벽 시간으로 범행일을 택했지만, 범행 장면이 인근 보안등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찍히는 줄을 까맣게 몰랐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일부러 낸 사고가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경찰이 이씨가 차 밖에서 주변을 지켜보는 장면이 담긴 CCTV 자료를 내어놓자, 당시 이씨 차량이 빈 차였다는 사실만 시인할 뿐 여전히 고의사고 사실은 부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 차량에 사람이 타고 있으면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랬다”며 “보험금을 받아 데이트 비용으로 쓰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