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작전헬기 심의 시기에 고급 식당서 식사 접대…아들에겐 수백만원 건네
거물급 무기중개업자가 최윤희 전 합참의장의 부인과 빈번하게 접촉하고 고급 음식점에서 식사 접대까지 한 정황이 군과 검찰에 포착됐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무기중개업체 S사가 거래를 중개한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이 국내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S사 측의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합수단은 와일드캣 도입을 위한 각종 시험평가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진행되던 시기인 2011∼2012년 S사 대표 함모씨가 최 전 의장의 부인과 여러 차례 만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의장은 당시 헬기 선정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해군참모총장이었다.
와일드캣은 군의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하지 못하고 실물평가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도입이 결정된 기종이다.
합수단은 국내 군수 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함씨가 금품 로비를 통해 부실 납품을 성사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단서를 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의 부인과 함씨가 지속적으로 접촉한 정황을 잡았다. 함씨가 최 전 의장의 부인에게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 접대를 한 단서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씨는 최 전 의장의 아들에게도 5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께 개인 사업을 준비하던 최 전 의장의 아들에게 함씨가 2천만원을 빌려줬다가 1천500만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합수단은 보고 있다. 최 전 의장의 아들은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하지만 합수단은 이 금품이 비교적 소액인 데다 최 전 의장의 아들이 부친과 전혀 무관한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대가성을 지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함씨는 또 방산 분야 고위 인사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벌인 것으로 합수단은 보고 있다. S사와 방산업체 E사를 운영하면서 부실제작 및 편법 도입 논란이 제기된 와일드캣이나 K11 복합소총 등의 납품 편의를 청탁했다는 것이다.
특히 몇몇 고위 인사의 가족에게 금품을 건네는 방식을 쓴 것으로 합수단은 의심한다. 함씨는 예비역 장성 출신인 국방과학연구소 고위 인사 정모씨의 아들에게 유학비조로 지난해 7월께 4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정씨가 국방과학연구소에 부임하기 전에 수천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함씨의 혐의에 포함돼 있다. 정씨는 함씨로부터 받은 금품을 곧바로 돌려줬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씨는 2011년부터 작년 사이 국책연구기관 심모씨의 동생에게 1억원에 가까운 금품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방위사업추진위원으로도 활동한 심씨가 와일드캣 도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그 동생에게 금품로비를 했다는 게 합수단의 판단이다.
하지만 합수단이 뇌물공여 등 혐의로 함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전날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일련의 수사가 난관에 봉착했다는 관측이 많다.
합수단은 관련 수사는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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