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후배들 “선배 꼭 2호선 타세요”…학교전담경찰관도 응원 합류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2일 경기도내 각 시험장 앞에선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열띤 응원열기가 이어졌다.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 38지구 제13시험장인 안산 양지고등학교 앞에서는 단원고 2학년 후배들이 서울 주요대학으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응원 문구인 ‘2호선 타자!’라는 피켓을 들고 시험장에 도착하는 학생들을 맞이했다.
후배들은 “선배 꼭 2호선 타세요”라며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선배들을 응원했다.
이곳에서 시험을 치르는 일부 여학생들은 가방에 노란 리본 모양의 배지를 달고 오기도 했다.
세월호 사고 생존학생 등 안산 단원고 학생 70여명은 안산지역 15개 시험장 중 14개소에 분산돼 시험을 치른다.
단원고는 사고 이후 2학년 교실이 그대로 보존돼 있기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험장에서 제외됐다.
경기도교육청 30지구 제1시험장인 수원 수성고 정문 앞에도 학생, 학부모 50여명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수원고 총동문회는 ‘수능대박’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들었고 동원고 학부모회는 ‘아들아 시험 잘보렴. 엄마가 응원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준비해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도영훈(17) 동원고 학생회장은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친구들과 오전 6시부터 대기했다”며 “오늘 수능 시험을 치르는 선배들 모두 좋은 결과를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뿐 아니라 학교전담 경찰관들도 수능 응원에 합류했다.
수원중부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들은 동원고와 천천고 등 관할 고등학교 중 7곳을 찾아 ‘걱정마 척 붙을거야’, ‘넌 할 수 있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수험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수능대박을 기원했다.
수능 폐지를 주장해 온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수원 권선고 앞에서 “시험 잘 보세요. 최선을 다하세요”라며 격려했다.
이 교육감은 “시험 성적이나 어느 대학에 가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잘할 수 있는 분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선택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을 기원했다.
재수생이 다수 시험을 보는 시험장에서는 응시자들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정문을 통과했다.
용인시 처인구 용인고에서 시험을 보는 400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20여명이 재수생이다.
이 학교 정문 앞에는 1·2학년 후배들의 응원행렬은 보이지 않았다.
정문에도 유명 재수학원이 내건 ‘수능만점의 후예들, 그 영광을 이어가리라’라고 적힌 현수막 1장만 펄럭였다.
용인고 한 교사는 “재수학원에서 학원생들의 수능 등록을 일괄적으로 하면서 올해에는 우리 학교에 재수생들이 몰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시 소재 서울소년원 고봉중고등학교 학생 16명도 이날 도내 한 시험장에서 단체로 수능시험을 치른다.
지난해에는 응시자가 23명에 달해 학교가 시험장으로 지정되면서 응시자들이 교내에서 시험을 치른 바 있다.
고봉고는 8월 검정고시가 끝나면 한시적으로 수능준비반을 운영해 학생들의 시험 준비를 돕고 있다.
고봉고 관계자는 “올해는 인원수가 많지 않아 학교 밖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게 됐다”며 “고교 검정고시를 합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능준비반을 운영하는데 아이들의 공부 열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서울소년원은 만12∼19세 미만 청소년 가운데 법원 소년부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수용하는 기관으로, 원생들은 교과교육 또는 직업훈련 중 하나를 선택해 수용기간 동안 사회로 돌아갈 교육을 받는다. 현재 240여명이 수용돼 있다.
이날 경기도에서는 16만7천692명이 19개 시험지구 298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수험생은 지난해 16만8천193명보다 501명 줄었다.
올해 경기도 응시자 중 최고령은 69세로 광주·하남 시험지구에서 시험을 치르며, 최연소인 13세 응시자는 안산시험지구에서 수능을 본다.
지난해에는 71세와 13세가 각각 최고령, 최연소 응시자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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