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반대” 역사학회 행사에 보수단체 난입

“국정화 반대” 역사학회 행사에 보수단체 난입

조용철 기자
입력 2015-10-30 23:08
수정 2015-10-3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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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역사학대회서 28개 학회 공동성명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전국역사학대회에서 28개 학회가 정부의 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내놓았다가 이에 반발하는 보수단체와 충돌했다. 한국사연구회, 한국역사교육학회 등 역사학회 28곳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정부·여당이 매카시즘 공세를 강화할수록 역사학계는 역사교육을 독점하려는 것이 국정화의 진짜 의도임을 깨닫고 있다”며 “국정화를 둘러싼 갈등은 이념 대립이 아니라 다양성 대 획일성, 역사적 진실과 권력의 탐욕 간 대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행정 예고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모든 역사학자에게 국정교과서 제작에 불참할 것을 촉구했다.

찬반 몸싸움까지…
찬반 몸싸움까지… 양호환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 의장이 30일 대회가 열린 서울대 관악캠퍼스 문화관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요구 등을 담은 28개 역사 관련 학회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위 사진). 이에 반대하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이 대회장에 들어와 ‘국정화 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충돌은 양호환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 의장의 공동성명 발표가 끝나자 시작됐다. 교수들의 국정화 반대 성명에 맞서 서울대 정문에서 집회를 열던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회장에 난입해 역사교수들에게 “좌편향 교수”, “반역자”라고 소리쳤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역사학대회에 참석 중이던 학생·시민들과 몸싸움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 여성회원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다양성을 이유로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교수들이 정작 교학사 교과서가 폐기될 때는 전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는 데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역사학대회 첫날 참가 교수들의 발표에서는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송상헌 공주교대 교수는 ‘역사교육과 역사학의 거리’ 세션에 연사로 나서 “소위 말하는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교과서’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실만 서술하고 자기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역사는 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뒤 “역사 교과서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정권의 정치적인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양 의장도 앞선 개회사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이유는 과거를 자랑해 현실의 문제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을 헤아려 교훈을 얻기 위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의장의 발언은 최근 역사학계가 좌편향돼 있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을 공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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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5-10-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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