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중학교 교사가 대학원 같이 다니는 여교사 추행

현직 중학교 교사가 대학원 같이 다니는 여교사 추행

입력 2015-09-23 09:12
수정 2015-09-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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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조사기구는 수치심 주는 질문으로 ‘2차 피해’ 주장도

현직 중학교 교사가 대학원 수업을 함께 듣는 고교 여교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될 처지가 됐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대학교는 조사과정에서 남성이 입회한 가운데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주는 질문을 해 2차 피해를 가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3일 경찰, 법조계와 서울시내 모 고교 여교사 A씨 등에 따르면 7월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주점에서 열린 고려대 대학원 박사과정생들의 종강파티에서 중학교 교사 L씨가 A씨의 옷 속에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

당시 술자리에는 다른 남녀 후배 2명이 동석했다.

충격을 받은 A씨는 곧바로 귀가했고, 며칠 후 L씨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대학원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L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화가 난 것은 알겠지만 ‘너 나가라’라는 식은 너무하는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도교수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고 L씨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지도교수는 “소송 등으로 외부에 알려지면 언론에 노출돼 전공·학과·학교 망신”이라며 “내가 처리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고소를 말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A씨는 결국 L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고려대 양성평등센터에도 신고했다.

그러자 센터는 조사위원회를 열어 A씨에게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피해 사실을 다시 진술하는 것이 고통스러워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으로 대신하겠다고 했으나 센터가 “무조건 와야 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조사위원회는 A씨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남성 조사위원도 입회한 상태에서 조사위원들이 ‘가슴을 어떻게 만지더냐’, ‘당시 원피스가 팬 것이 아니냐’, ‘신축성이 있어도 (팬 원피스가 아니라면) 손이 옷 속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다’ 등 발언을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남성 앞에서 그런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양성평등센터는 “조사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며 “학칙에 조사위원회를 한쪽 성별만으로 꾸릴 수 없도록 규정돼 남성 조사위원 입회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폭력 상담을 할 때는 피해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내용을 미리 설명하고 다른 조사 방식이 있는지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A씨의 지도교수는 “A씨가 ‘교수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해 생각해보자고 제의하긴 했지만 그 전후로 ‘고소를 말릴 생각이 없다’고도 수차례 말했다”며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L씨는 경찰에서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L씨 측 변호사는 연합뉴스에 “종강파티 후에도 A씨와 L씨가 메시지로 농담을 주고받는 등 추행사건 당사자들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최근 L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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