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언제 찾으려나”…돌고래호 사망자 빈소 차린 주민들

“동생은 언제 찾으려나”…돌고래호 사망자 빈소 차린 주민들

입력 2015-09-12 16:04
수정 2015-09-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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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마을 주민·친구들이 해남 장례식장 지켜

”둘도 없이 우애 좋은 형제인데 온 마을 분위기가 침울하지요. 함께 자란 동네 동생들인데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돌고래호 사고 엿새만인 지난 10일 발견된 김모(48)씨의 시신이 안치된 전남 해남의 한 장례식장.

가족과 급히 달려온 김씨의 고향 마을 주민과 친구들은 12일 슬픔 속에 빈소를 차리고 차분히 장례절차를 진행 중이다.

함께 배를 탔던 동생은 아직 실종 상태지만 형 김씨의 장례를 먼저 치르기로 했다.

4남 1녀 중 유난히 우애가 좋았던 김씨 형제는 추자도로 1박 2일 바다낚시를 나간 후, 2∼3시간 뒤에 도착한다는 마지막 전화를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2년 전 둘째형 죽음 이후 더욱 우애가 깊어진 형제, 서울에 사는 형 김씨가 아버지 제사를 위해 고향에 내려올 때면 형제는 얼굴을 맞대고 웃음꽃을 피웠다고 한다.

추자도로 가던 두 아들을 배웅했던 80대 노모는 생존자 3명과 사망자 10명이 연달아 발견될 때마다 몇 차례 실신을 거듭했다.

가족의 안타까운 기다림이 이어졌고 유가족 대책본부가 제주도로 모두 옮기던 시각. 극적으로 형의 시신이 발견됐다.

김씨의 시신이 해경 헬기에 이어 소방 구급차로 운구되는 과정에서 동행해 안내하거나 이후 절차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가족은 또 막막해했다.

동생의 시신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가족의 애끊는 마음을 고려해 형의 장례라도 먼저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

가족의 만류로 장례식장을 찾지 못한 노모는 건강이 극도로 악화하면서 12일 병원에 입원했다.

경황이 없는 가족을 대신해 장례절차를 준비하는 마을주민 오모씨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마을 주민 모두 애통해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가족과 마을주민은 “형이 어렵게 돌아온 만큼 동생도 꼭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애타게 실종자 발견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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