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플루엔자 3년 새 300배 학교 감염병 ‘관리 사각’

[단독] 인플루엔자 3년 새 300배 학교 감염병 ‘관리 사각’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5-06-24 23:48
수정 2015-06-25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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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당국 방역체계 ‘허술’

서울시교육청은 다음달 7급 보건직 공무원 1명을 감염병 전담 인력으로 발령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겪으면서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감염병 전담 교육 공무원이 발령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에서의 감염병 발생이 급격히 느는데도 전담 공무원 한 명 없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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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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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교육 당국이 감염병 관리를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학교 내 감염병이 2배 이상 확산하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방역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24일 입수한 ‘2011~2015년 학교 감염병 현황’에 따르면 학교 내 법정감염병의 발병 추이는 특징이 뚜렷했다. 1군부터 5군까지 5개 그룹으로 분류된 법정감염병 중 물이나 식품 등을 매개로 한 제1군 감염병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는 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제2군 감염병인 수두와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은 소폭의 증감을 반복했다. 학교 내 법정전염병 가운데 가장 증가세가 급격한 것은 제3군으로 분류된 인플루엔자(독감)였다. 2011년 116명에서 2014년 3만 3536으로 급격히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6만 7317명의 학생이 걸렸다.

이처럼 감염병이 늘어나는 것은 교육 당국의 방역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지난달 100여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해 임시 휴교를 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인천 연수구 한 중학교의 학부모 정모(43·여)씨는 “처음 결핵에 걸렸던 학생이 지난해 겨울부터 기침을 하는 등 증세를 보였다고 했으니 반년 가까이 방치해 일을 키운 것”이라며 “그사이에 학원을 통해 다른 학교 학생에게까지 결핵이 옮겨 갔다고 하는데, 학생들에게 전염병 방지를 위한 기본적인 위생교육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초 메르스 여파로 일주일 동안 휴업했던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 최모(15)군은 “평소에 전염병 방지를 위해 따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군은 “이번에도 메르스 방지를 위해 손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 외에는 수업 시간을 통해 자세한 예방법이나 병 자체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최모(38)씨는 “교육 당국이 보낸 메르스 매뉴얼은 최소한의 용어 정리도 없었고, 특히 자가 격리자에 대한 매뉴얼이 없었다”면서 “교육부가 전교생 발열 검사를 지시했지만 오히려 검사를 통해 간접 접촉을 일으킬 수도 있는 등 전문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전담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은 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터라 감염병이 터지면 속수무책”이라며 “이를테면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는 예방접종을 권장하는 정도만 할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방지환 서울대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유행을 많이 타기 때문에 연도별로 추세가 다를 수 있다”며 “다만 발생 환자가 10배나 늘어난 것은 다른 이유도 존재할 수 있어 교육부가 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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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5-06-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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