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장관 조문…메르스 영향 찾는 사람 많이 없어
곱게 차려 입은 채 조문객을 바라보는 할머니 영정은 한많은 소녀의 얼굴이었다.한날 30여분 간격으로 세상을 떠난 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빈소가 경북 안동과 포항에 차려졌다.
지난 11일 오후 8시 40분 경기도 광주에서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외한 할머니 빈소가 12일 안동의료원 장례식장 5호 조문실에 마련됐다.
그러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에다 김 할머니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찾는 이는 많지 않아 쓸쓸함을 더했다.
안동의료원에는 5곳의 조문실이 있지만 김 할머니의 빈소를 제외한 다른 사람의 빈소는 현재 없다.
유족을 제외하고는 이한양 안동의료원장이 제일 먼저 조문했다.
이 의료원장은 조문을 한 뒤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의료원 차원에서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원래 유족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규정은 없지만 빼앗긴 조국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피해를 본 만큼 할머니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장례식장 시설이용료 등을 면제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숨진 지 바로 30여분 뒤인 오후 9시 15분께는 경북 포항에서 또다른 위안부 할머니인 김달선 할머니가 생을 마감했다.
고 김달선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포항 시민장례식장 1호실에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이강덕 포항시장,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 포항여성회원 20명 등이 찾아 애도했다.
포항여성회 관계자는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슬펐다”며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셔 더 안타깝다”고 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고 김달선 할머니의 여동생(78)에게 할머니의 일생을 전해 듣곤 “국가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범 인류사적으로 중대한 인권침해 범죄이며 피해 당사자가 없는 상태에서 사과는 의미 없다”며 일본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김 장관은 안동에 있는 고 김외한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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