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주년 전교조가 걸어온 길…진보-보수계 평가 엇갈려

26주년 전교조가 걸어온 길…진보-보수계 평가 엇갈려

입력 2015-05-28 17:43
수정 2015-05-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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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민주화에 기여” vs “지나친 정치투쟁에 위기 자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난 28일로부터 정확히 26년 전인 1989년 5월 28일 참교육 실현과 사립학교 민주화라는 기치 아래 결성됐다.

전교조는 1999년 1월 합법화 이후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교원 처우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 활동과 함께 각종 노동·사회현안에도 목소리를 높여왔다.

창립 초기에는 참교육, 깨끗하고 열린 교육 등을 기치로 촌지나 체벌 문제를 공론화했다. 또 사학비리 척결에 앞장서는 등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교육개혁의 최전선에 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극히 보수·폐쇄적으로 운영되던 교육계 풍토에 전교조가 변화와 개혁의 새 바람을 불어넣어 교육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것이 진보적 교육진영의 인식이다.

그러나 보수 진영에서는 전교조로 인해 교단의 위계질서가 크게 무너졌으며 교육현장의 의식화 장소로 변질했다는 시각이다.

2008년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 2009년 시국선언 등은 과도한 정치투쟁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올해 초에는 이적단체를 구성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교사들에게 법원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일부 전교조 교사들의 현행법 테두리를 넘어선 과도한 정치편향성은 계속해서 지적되는 문제다.

2003년 9만3천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조합원 수는 현재 5만3천여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를 두고 전교조의 정치편향성에 피로감을 느낀 조합원들의 이탈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교조가 합법노조 지위를 상실할 위기를 맞게된 단초는 2010년 3월 직면한 해직자 가입 문제에서 비롯됐다.

전교조는 정부의 해직자 조합원 배제 명령을 결국 거부하고 조합원 총투표에서 70%에 가까운 찬성률로 스스로 법외노조의 길을 택했다.

이날 헌재 판결로 전교조의 합법화 노력은 당분간 큰 타격을 입고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교조는 국회의원도 배출했다. 중등교사 출신인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전교조 위원장을 역임하고서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해직교사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도 창립 초기 전교조 충북지부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 2월부터 전교조를 이끌고 있는 현 변성호(55) 위원장은 이날 종로구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26번째 생일을 맞은 전교조에 명확한 헌법적 가치가 부여된 판결이 내려지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교조 집행부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헌재 앞에서 떡 케이크를 놓고 창립 26주년을 자축했지만, 한동안 침묵이 흐르는 등 어두운 표정이 전교조의 험로를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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