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교원 특수성 인정…전교조 ‘운명’ 다시 법원 손에

헌재 교원 특수성 인정…전교조 ‘운명’ 다시 법원 손에

입력 2015-05-28 17:30
수정 2015-05-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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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근로자와 달라 현직으로 한정해야”

헌법재판소가 28일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교원의 특수성에 주목한 결과다.

그러나 헌재 결정이 곧바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다시 법원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 헌재, 교원은 일반 근로자와 달라

헌재가 교원노조법을 합헌으로 본 것은 교원은 일반 근로자와는 달리 봐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고법이 교원노조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서 교원도 근로자라는 기준을 세웠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헌재는 교원은 일반 근로자와 달리 관련법에 따라 특혜가 주어지고, 교원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재정적 부담은 실질적으로 국민 전체가 지게 되므로 공립이냐 사립이냐를 불문하고 특수성이 있다고 봤다.

일반 근로자와 다르기 때문에 조합원 자격도 재직 중인 교원으로 한정해야만 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헌재의 결론이다.

교원노조는 근로조건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해직자가 가입하면 교원이 아닌 사람들이 노조 의사결정에 개입해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법상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사람에까지 혜택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또 해직자도 조합원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 정당한 해고임에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송을 남용하거나 개인적 해고의 부당성을 다투는 데 교원노조의 활동을 이용할 우려가 있다며 조합원 자격을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가 있음을 강조했다.

◇ 전교조 ‘최종 운명’ 다시 법원으로

일단 항소심 판결까지는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이 정지돼 있기 때문에 전교조는 합법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전교조 명암도 갈릴 수밖에 없다.

헌재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가 됐던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합헌 결정을 내린 만큼 법원도 고용부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고,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확정되면 전교조는 결국 합법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다만 헌재 결정문에 언급된 것처럼 해직자를 배제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해서 정당하게 활동해오던 노조의 법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꼭 적법하다고 연결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헌재는 결정문 상에서 전교조는 10년이상 합법노조로 활동해왔고, 이전에도 해직 교원이 조합원에 포함돼 있었지만 2013년 10월에서야 법외노조 통보가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한 재량권 범위에 있었는지는 법원이 해직자 수와 이들이 노조 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해직자 9명때문에 조합원 6만여명을 법 밖으로 내모는 것은 지나치다는 전교조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다면 승소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전교조 입장에서는 지난 2월 인사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줬던 재판장인 민중기 부장판사가 서울동부지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점이 아쉽게 됐다. 현재는 황병하 부장판사가 서울고법 행정7부의 재판장으로 있다.

만약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했다는 판결이 나오면 전교조는 노조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자격도 잃는다.

다만 법외노조라도 노동관계법상 규정된 권리 보호를 받지 못할 뿐 헌법상 보장된 결사의 자유는 유지된다.

헌재 결정으로 심리가 재개될 항소심 판결은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수 있지만 대법원까지 간다면 결론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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