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반우 광운한림원 네팔인 교수 인터뷰
“네팔에는 곧 한국의 장마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몬순 시기가 다가옵니다. 비가 오면 산간지역 구호가 어려워지고 노숙하는 피난민의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네팔 지진 참사 한 달을 맞아 24일 연합뉴스 기자를 만난 네팔 출신 서반우(49) 광운한림원 전자공학과 교수는 지진 참사의 고통에 신음하는 조국 네팔에 폭우로 인한 2차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 교수는 20여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광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08년부터 국내에서 네팔인으로는 드물게 대학 전임교수를 맡고 있다.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애정이 큰 그는 한국·네팔친선협회 회장을 맡아 두 나라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네팔 지진 직후 학교 주변에서 모금을 주도하고 있다.
서 교수는 네팔에서는 가뜩이나 매년 5월 말부터 6월 초 몬순이 찾아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는데 특히 올해는 그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비가 내리면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부패하고 콜레라 등 전염병이 생길 수 있다”며 “지진으로 지반이 약해진 산에서 산사태가 날 수 있고 건물 잔해가 홍수에 쓸려갈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텐트 보급”이라고 강조한 서 교수는 “지금도 여진이 계속 이어져 네팔 국민이 불안에 떨면서 밖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보급된 텐트 중에 질이 좋지 않은 것이 많아 곤란을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네팔에 있는 가족에게 이제는 밖에서 생활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권유했다”며 “그래도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이달 말 추가 지진이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학교 건물이 무너질 위험 때문에 학생들이 한 달째 공부를 못하고 있다며 교육 역시 지진으로 불거진 새로운 문제점이라고 했다.
네팔에서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12일 잇달아 발생한 강진으로 8천567명이 숨지고 1만6천여명이 다쳤다. 파괴된 건물은 75만9천여채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광운대는 서 교수가 주축이 돼 지진 발생 직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약 한 달간 네팔 돕기 모금을 해 1천여만원을 모았다.
모금액은 조만간 네팔 정부가 운영하는 ‘총리 재해 펀드 계좌’(Prime Minister Disaster Rescue Fund Bank Account)에 기부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