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광주 서구을 보선에서 무소속 천정배가 당선된 ‘광주 민심’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삼삼오오 만나는 시민들 사이에선 이번 보선 결과가 여전히 화제로 오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는 그동안 무기력한 제1 야당이 자초한 결과라는 따끔한 질책부터 ‘앞으로 잘하는 지 두고 보겠다’, ‘아직 늦지 않았다’ 등 애정어린 소리도 들린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종욱(61)씨는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 분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이번 천정배 승리는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천 후보가 주장했던 ‘메기론’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며 “그러나 메기가 금붕어를 너무 쫓아서 곧 죽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광주 서구을 선거구는 지난 19대 총선때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현재 순천·곡성지역구 국회의원)에게 39.7%의 지지를 보내는 등 이미 ‘폭발’ 징조를 보인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 구청장 선거에서는 전주언, 김종식으로 이어지는 무소속 구청장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옛 민주노동당 후보 출신 광역의원, 기초의원 배출은 한두 명이 아니다.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지도부의 지도력과 대응능력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컸다.
자영업을 하는 양모(49)씨는 “박근혜 정부에 치명타를 주고도 남을 성완종 파문이 터지고 이른바 ‘친박’ 정치인 이름이 줄줄이 나왔는데도 문 대표는 맥 한번 추지 못하고 무기력하기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로 오버랩되는 ‘친노’에 대한 반감이 생각 이상으로 컸음도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측 선거운동원이었던 김모(50)씨는 “전패 위기에 몰린 문 대표가 광주를 여섯 번이나 찾아 ‘미워도 다시 한번’을 외쳤지만 역효과가 컸다”고 말했고, 손아라(34·여)씨는 “문 대표의 광주 행보가 오히려 반감을 줬다”고 가세했다.
”광주서 김대중 팔아먹고, 노무현을 팔아먹는 정치에 신물이 났다”는 이모(56)씨는 “차라리 지역에 예산이라도 갖다 주겠다는 새누리당 정승 후보에 표를 줬다”고도 말했다.
오미덕 참여자치 21 공동대표는 “새정치연합이 보여줬던 지역 독점구조 폐해에 대한 심판, 특히 지난해 전략공천 등 계파 갈등의 사례가 호남에서의 지지를 등돌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오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천정배의 당선은 인물론을 택했다고 볼수는 없고 ‘무능한 야당’, ‘지역독점에 대한 실망’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광주시청 직원 송모(51)씨는 “새정치연합에게 엄청난 충격이 됐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당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번 광주 서구을 보선 결과를 보다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승용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결과가 새정치민주연합에 타격을 준 건 사실이지만 그 결과를 과대평가할 필요도,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다만 천정배 의원은 과대평가를 하고 문 대표는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뒤바뀌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투표는 심판투표가 아닌 징벌투표였다”며 “심판은 ‘너희들 끝났다. 물러나라. 간판 내려라’라는 의미지만 징벌은 ‘왜 이것밖에 못하느냐’고 회초리를 드는 개념”이라고 선거결과를 분석했다.
오 교수는 “40%대의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이번 선거가 징벌투표의 의미고 정당의 존재, 야당의 대안으로서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천정배발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전반적으로 무리일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했다. 또 다른 지역당 이른바 ‘호남판 자민련’의 출현은 현 정권의 연장만을 도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오 교수는 “천정배 신당 창당 실현 가능성은 1%도 안된다”면서 “천 의원은 DJ나 안철수와 비교할 때 지명도 등이 떨어져서 30명 공천할 역량이 못된다. 세력화하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미덕 참여자치 21 공동대표는 “시민단체로서 신당 창당 언급이 조심스럽다”고 전제하고 “(창당을 한다면)개인이 세력을 규합하고 ‘헤쳐모여 식’ 방향보다는 현재 정치구조 개혁과 혁신, 정의로운 인물이 담긴 창당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오 교수는 ‘공천의 개방성과 전략 정책 기능’ 등 두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 인물이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하는 도전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공천의 개방성, 비례대표 공천도 계파별 나눠먹기 아닌 신인을 영입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번 선거결과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파산선고이거나 첫 번째 야당에서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다만 기존 인물로는 힘들고 외부에 개방해서 유능한 인물을 수혈하고 새로운 전략과 정책으로 개방형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삼삼오오 만나는 시민들 사이에선 이번 보선 결과가 여전히 화제로 오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는 그동안 무기력한 제1 야당이 자초한 결과라는 따끔한 질책부터 ‘앞으로 잘하는 지 두고 보겠다’, ‘아직 늦지 않았다’ 등 애정어린 소리도 들린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종욱(61)씨는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 분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이번 천정배 승리는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천 후보가 주장했던 ‘메기론’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며 “그러나 메기가 금붕어를 너무 쫓아서 곧 죽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광주 서구을 선거구는 지난 19대 총선때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현재 순천·곡성지역구 국회의원)에게 39.7%의 지지를 보내는 등 이미 ‘폭발’ 징조를 보인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 구청장 선거에서는 전주언, 김종식으로 이어지는 무소속 구청장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옛 민주노동당 후보 출신 광역의원, 기초의원 배출은 한두 명이 아니다.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지도부의 지도력과 대응능력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컸다.
자영업을 하는 양모(49)씨는 “박근혜 정부에 치명타를 주고도 남을 성완종 파문이 터지고 이른바 ‘친박’ 정치인 이름이 줄줄이 나왔는데도 문 대표는 맥 한번 추지 못하고 무기력하기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로 오버랩되는 ‘친노’에 대한 반감이 생각 이상으로 컸음도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측 선거운동원이었던 김모(50)씨는 “전패 위기에 몰린 문 대표가 광주를 여섯 번이나 찾아 ‘미워도 다시 한번’을 외쳤지만 역효과가 컸다”고 말했고, 손아라(34·여)씨는 “문 대표의 광주 행보가 오히려 반감을 줬다”고 가세했다.
”광주서 김대중 팔아먹고, 노무현을 팔아먹는 정치에 신물이 났다”는 이모(56)씨는 “차라리 지역에 예산이라도 갖다 주겠다는 새누리당 정승 후보에 표를 줬다”고도 말했다.
오미덕 참여자치 21 공동대표는 “새정치연합이 보여줬던 지역 독점구조 폐해에 대한 심판, 특히 지난해 전략공천 등 계파 갈등의 사례가 호남에서의 지지를 등돌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오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천정배의 당선은 인물론을 택했다고 볼수는 없고 ‘무능한 야당’, ‘지역독점에 대한 실망’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광주시청 직원 송모(51)씨는 “새정치연합에게 엄청난 충격이 됐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당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번 광주 서구을 보선 결과를 보다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승용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결과가 새정치민주연합에 타격을 준 건 사실이지만 그 결과를 과대평가할 필요도,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다만 천정배 의원은 과대평가를 하고 문 대표는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뒤바뀌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투표는 심판투표가 아닌 징벌투표였다”며 “심판은 ‘너희들 끝났다. 물러나라. 간판 내려라’라는 의미지만 징벌은 ‘왜 이것밖에 못하느냐’고 회초리를 드는 개념”이라고 선거결과를 분석했다.
오 교수는 “40%대의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이번 선거가 징벌투표의 의미고 정당의 존재, 야당의 대안으로서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천정배발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전반적으로 무리일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했다. 또 다른 지역당 이른바 ‘호남판 자민련’의 출현은 현 정권의 연장만을 도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오 교수는 “천정배 신당 창당 실현 가능성은 1%도 안된다”면서 “천 의원은 DJ나 안철수와 비교할 때 지명도 등이 떨어져서 30명 공천할 역량이 못된다. 세력화하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미덕 참여자치 21 공동대표는 “시민단체로서 신당 창당 언급이 조심스럽다”고 전제하고 “(창당을 한다면)개인이 세력을 규합하고 ‘헤쳐모여 식’ 방향보다는 현재 정치구조 개혁과 혁신, 정의로운 인물이 담긴 창당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오 교수는 ‘공천의 개방성과 전략 정책 기능’ 등 두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 인물이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하는 도전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공천의 개방성, 비례대표 공천도 계파별 나눠먹기 아닌 신인을 영입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번 선거결과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파산선고이거나 첫 번째 야당에서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다만 기존 인물로는 힘들고 외부에 개방해서 유능한 인물을 수혈하고 새로운 전략과 정책으로 개방형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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