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李 독대’ 진술 홍수…검찰 ‘증거그물’ 짜기 주력

‘成-李 독대’ 진술 홍수…검찰 ‘증거그물’ 짜기 주력

입력 2015-04-17 15:28
수정 2015-04-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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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유리한 주장·왜곡 혼재 양상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3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놓고 양측의 엇갈린 진술이 연일 쏟아지면서 검찰은 소환 조사를 미룬 채 증거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애초 이번주 후반부터 성 전 회장의 최측근인 수행비서 이모(43)씨와 박모(49) 전 상무 등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조사를 늦추고 물증 분석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밖에서 벌어지는 관련자들 진술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 전 회장과 이 총리가 만난 것으로 알려진 2013년 4월 4일 일어난 일을 놓고 두 사람의 주장부터 크게 다르다. 관계자들이 인터뷰를 통해 쏟아내는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도 엇갈리고 있다.

현직 총리를 여러 번 부를 수도 없고 한 번에 불러 뺄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게 검찰의 현실이다.

일단 상황은 이 총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성 전 회장측 인사는 물론 이 총리의 당시 운전기사 윤모씨까지 두 사람의 ‘독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 총리측 반박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 총리의 국회의원실 소속 김민수 비서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현직 부여군의회 의원으로 이완구 후보를 수행했다. 선거사무소에 근무했던 상주직원 6∼7명 모두에게 성 전 회장의 사무실 방문 여부를 확인한 결과, 직원 모두 ‘전혀 기억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총리측 주장이라 100% 믿을 수 없지만 상주했던 직원 6∼7명이 성 전 회장을 못봤다고 했다는 얘기다.

당시 방명록에 성 전 회장의 이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명록에 일부러 이름을 안 썼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또한 결정적인 증거는 될 수 없다.

북적이는 선거 캠프 개소 첫날 수많은 목격자가 있었는데도 공방만 오가는 상황이다.

금품 전달 도구로 사용됐다는 비타500 음료수 상자도 일각에서는 봉투라는 얘기가 나오는 등 의혹만 커지고 있다.

검찰은 애초 일찌감치 공개수사로 시작된 이번 수사에서 양측 주장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서로 유리한 주장만 하거나 일부는 왜곡된 기억을 갖고 ‘사실’이라고 믿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무라이의 죽음을 놓고 부인과 도적, 무녀, 나무꾼이 엇갈린 주장을 하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과 비슷하게 상황이 흘러가는 셈이다.

검찰은 이미 저축은행 수사에서 기억에 의존한 진술만으로 무리하게 기소했다가 잇따라 무죄 판결을 받고 망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임석 전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에게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정두언(57·서울 서대문을) 의원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가 선고됐다. 정 의원은 작년 11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1년 남짓한 기간에 벌어졌던 일이다. 검찰로서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다.

이때문에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전국적으로 공개된 상황에서 진행되는 수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비망록, 리스트보다는 측근들의 동선, 카드 사용 기록, 고속도로 이동 경로,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 작은 증거들을 면밀하게 분석해 ‘그물’을 짜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품을 건넨 사람과 받은 사람을 대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변 진술은 크게 의미가 없다”며 “최대한 많은 주변 증거를 확보해 현미경을 들이댄 것처럼 분석하고 증거로 진술을 다듬어 관계자를 부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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