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중·고교 간접고용 現 정부서 8.2% 늘었다는데, 왜?

[단독] 초·중·고교 간접고용 現 정부서 8.2% 늘었다는데, 왜?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5-03-31 00:32
수정 2015-03-31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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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교실 공약이 용역직 더 키운 꼴” “마른 수건 짜도 줄일 건 인건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야간 당직 경비원으로 일하는 A(69)씨는 오후 4시 30분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일한다. 16시간 정도 일하지만 불과 5시간만 근무시간으로 인정받는다. 시간당 최저임금인 5580원과 약간의 수당을 합쳐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95만원 남짓. 학교와 교육청에 “근무시간을 더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와 이미 계약이 끝났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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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교육청, 처우개선 교섭 등 고용책임 회피”

전국 초·중·고·특수 학교의 비정규직 중 간접고용 형태 노동자 비율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8.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초등돌봄교실’에 투입된 초등돌봄전담사의 간접고용 비율은 200% 넘게 치솟았다. 학교와 용역업체가 일괄적으로 계약하는 바람에 A씨처럼 저임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도 많다.

학교에서 간접고용이 증가한 것은 교육 관련 사업이 많아진 데다 교육청도 인건비를 더 늘리기 어려운 까닭이다.

30일 전국 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특수 학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 말 현재 37만 6842명으로 이 가운데 간접고용 인원은 2만 7525명이다.

간접고용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은 경비직으로, 각급 학교에서 일하는 경비원 8715명의 92.8%인 8062명이 간접고용 근로자로 파악됐다. 간접고용 형태의 초등돌봄전담사는 초등돌봄교실 확대 정책에 따라 2013년 245명에서 지난해 788명으로 전년 대비 221% 급증했다. 급식 직종에도 지난해 간접고용 근로자 270명이 늘었다.

노조는 이들의 고용 책임이 있는 교육청이 간접고용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기계약직 전환과 처우개선 등 교섭 요구를 회피하고 있다는 것. 천성인 학교비정규직노조 대전지부 정책국장은 “간접고용된 경비직은 학교가 1인당 2000만원 이하로 수의계약을 하고 운영비 조로 용역업체가 일정 부분 가져가 인건비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다”고 지적했다.

●교육청 “용역업체 직원, 직접고용 의무 없어”

초등돌봄전담사의 간접고용 급증은 교육부가 위탁운영 확산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올해 초등돌봄교실 지침을 통해 지역기관과의 연계를 독려하고 있다.

충남지역 용역업체인 나우누리 소속의 권태희 돌봄전담사는 “교육부가 교육청에 간접고용을 권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 소속 돌봄전담사 230명은 지난 3년간 도교육청에 끈질기게 요구해 마침내 직접 고용 전환을 약속받았다. 오는 9월 이들은 간접고용된 학교 근로자 가운데 처음으로 직접고용으로 신분이 바뀐다.

교육청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이들의 직접 고용을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재정이 줄면서 전국의 모든 교육청이 인건비를 최대한 줄인 상태”라며 “용역업체의 직원으로 소속된 이들에 대한 교육청의 직접 고용의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박정호 노무사는 “교육 현장에서의 간접고용 확대는 다른 곳에 비해 더딘 편이었지만 최근 교육 관련 사업이 팽창하면서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학교 현장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어야 하는 만큼 대통령이든, 교육부든, 교육청이든 적극적으로 간접고용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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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3-3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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