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조례안 갈등 “비리 규제 강화” “사학 옥죄기냐”

사학조례안 갈등 “비리 규제 강화” “사학 옥죄기냐”

입력 2014-10-31 00:00
수정 2014-10-31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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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등 발생하면 처분 후 보고 채용 비리 땐 교육감이 재정 통제

서울시의회가 일선 사립학교에 대한 교육감의 행정지도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사학조례’를 추진해 사립학교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광주, 전북, 경기 등에서 사학조례를 두고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진보 교육감과 사립학교들 간의 갈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30일 시의회 별관 대회의실에서 ‘사립학교 운영조례 제정 공청회’를 열고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련된 조례안에 따르면 교육감이 사립학교 회계와 인사 운영 등에 대한 감독 기준을 만들어 시행하고 행정지도를 할 수 있는 근거가 강화된다.

회계 부정 등 중대한 비리로 감사처분을 받은 사학기관에 대해 행정지도를 할 수 있는 조항은 현재 교육감의 권한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비리에 대한 규제가 크게 강화된다. 교육감이 교비 횡령이나 회계 부정으로 행정처분한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에 이를 통보하도록 해 투명성을 강화했다. 이사회 회의록을 매년 2회 이상 관리 감독할 수 있으며, 사립학교 이사회가 교원을 신규 채용할 때 이사회가 아니라 인사위원회 규정에 따라 해야 한다. 이 밖에 임시 이사가 파견되거나 교원 채용과 관련해 행정처분을 받으면 교육감이 재정 지원을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조례를 대표 발의한 김문수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년 동안 서울시교육청이 감사를 통해 사립학교에서 적발한 부정부패 비리가 모두 239건”이라며 “사립학교의 비리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조례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진희 사학 바로세우기 시민모임 대표도 “교육청이 행정지도를 해도 신분상 처벌을 한 사립학교는 절반에 불과하다”며 조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사학 측의 토론자들은 사학조례가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은 “학교의 돈은 법인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사립학교가 등록금도 마음대로 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현재에도 상당히 규제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윤석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사립학교법 제4조에 따라 교육감이 이미 사립학교에 대한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며 “조례는 상위법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례 제정이 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사립학교 운영 평가와 맞물리면 사립학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서울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소속 회원 200명은 공청회가 열리는 의원회관 앞에서 조례안 반대 집회를 열고 “조례안에 사학의 기본권인 ‘운영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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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10-3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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