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 “죽기 전 진심어린 사과 원해”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 “죽기 전 진심어린 사과 원해”

입력 2014-10-30 00:00
수정 2014-10-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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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을 받기를 바랍니다. 그걸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기업을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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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마치고’
’재판을 마치고’ 일제강점기 때 강제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일본의 군수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인 30일 오후 피해자 할머니들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피해자 1인당 8천만원∼1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일본 후지코시 상대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선고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이복실(82) 할머니는 언성을 높여 이렇게 말했다.

그는 “1천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강제 노동에 동원됐는데 (보상금을) 다 줬다, 다 끝났다고 하는 게 기업이냐”며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이복실 할머니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된 후지코시 상대 손해배상 소송의 원고들 중 한 명이다.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강제 동원돼 노역에 시달렸던 피해자와 유족 31명이 제기한 소송이었다. 재판부는 후지코시가 이들에게 각각 8천만∼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할머니는 “1944년 12살이 되던 해 후지코시에 의해 강제 동원됐다”며 “나 말고도 여러 할머니들이 재판에서 그때 고생한 수난기를 진술했다. 지금 후지코시에 ‘사필귀정’이라는 한마디를 말하고 싶다”고 판결 선고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후지코시 주주총회에 가서까지 싸웠다고 힘줘 말했지만, 지나온 일들에 감정이 북받치는 듯 중간에 말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기자회견에는 원고들과 이들을 대리한 변호사들, 소송을 지원한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활동가들이 함께 참석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소송을 지원한 일본 측 시민단체의 나카가와 미유키 사무국장은 “후지코시는 전쟁 이후에도 인권 감각이 마비돼 있다”며 “오늘 선고 공판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분노를 느낀다.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후지코시는 국제사회에서도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완익 변호사는 “소멸시효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는데 법원은 이 사건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나온 2012년 5월로부터 3년 안이면 피해자에게 청구권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른 피해자들이 내년 5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만 피해 구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리라 예상한다”며 “일본 기업에 호소하는 것은 한국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달라는 것이다. 배상금에 대한 강제집행 등 조치에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1928년 설립된 후지코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12∼18세 한국인 소녀 1천여명을 일본 도야마 공장에 강제로 끌고 가 혹독한 노동을 시켰다. 피해자들은 200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도야마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재판소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인 개인의 청구권은 포기됐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 피해자들이 제기했던 손해배상 소송에서 우리 대법원이 2012년 5월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고, 후지코시 피해자들은 이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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