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주치의, 때론 중매쟁이… 탈북민과 情부터 쌓아야죠”

“때론 주치의, 때론 중매쟁이… 탈북민과 情부터 쌓아야죠”

입력 2014-09-29 00:00
수정 2014-09-29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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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경찰서 ‘탈북민 신변보호관’ 김중혁 경사

지난 27일 서울 관악경찰서 5층 강당. 탈북민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가 남북 청소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3년째 열어 온 ‘투원(남북이 하나 된다는 의미)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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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경사
김중혁 경사
남북 청소년으로 구성된 9개 팀이 댄스와 합창, 밴드 공연을 선보였고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 등이 이어졌다. 장소 섭외에 어려움을 겪던 페스티벌이 이곳에서 열린 것은 김중혁(43) 경사를 비롯한 관악서 관계자들의 각별한 관심 덕분이다. 탈북민들이 하나원·하나센터(통일부 산하 탈북민 사회 정착 지원 기관) 출소 후 가장 먼저 만나는 ‘남한 사람’ 중 한명인 김 경사는 ‘탈북민 신변보호관’이다. 관악서에서 2년째 보안업무를 맡아 온 김 경사는 “신뢰를 쌓아야 보호도 할 수 있다”며 “일주일에 3~4번씩 연락하고 만난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이 아플 때 곁을 지키는 것도 신변보호관의 몫이다. 탈북민 A씨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태국 수용소에서 3년간 감옥 생활을 한 탓에 심각한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김 경사는 “병원에 함께 갔더니 간염과 갑상선 질환이 있는 등 성한 데가 없었다”고 말했다.

때론 중매쟁이로 변신하기도 한다. 관악서 보안계장으로 재직할 때 탈북 여성 3명을 시집보내 ‘탈북 여성의 대모’로 불린 조경숙(현 한강로파출소장) 경위에 이어 김 경사도 30대 아들을 둔 한 어머니로부터 북한에서 내려온 아가씨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적당한 신붓감을 찾아냈다. 김 경사는 “남쪽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던 탈북 청소년과 청년들까지 모처럼 페스티벌을 즐기는 것 같아 기쁘고 보람차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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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4-09-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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