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배관공사 두고 갈등…업무책임자로서 힘들었던 듯
냉온수 배관 교체공사를 두고 입주민들 간 마찰이 발생한 대구 한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26일 오후 2시 5분께 대구 한 아파트 주방에서 A씨(52)가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형(56)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A씨는 대구의 다른 아파트 관리사무소 과장으로 근무해왔다.
해당 아파트는 최근 노후 냉온수 배관 교체공사를 두고 입주민들 간에 분쟁이 발생한 곳이며, A씨는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업무를 맡아왔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5월께 공개입찰을 통해 경기도 소재 한 업체와 15억3천여만원의 냉온수 배관 교체공사를 계약했다.
하지만 공사가 70% 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설치된 배관 일부에서 누수 현상 등이 목격되자 주민들 사이에서 “공사에 사용된 배관 재질과 품질 등이 적합하지 않다. 다른 재질의 관을 사용해 재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 측이 “계약대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주민들이 점차 늘었고, 일부는 지난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공사 부실 의혹이 있어 입주자대표회의에 재시공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관리사무소 과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공사와 연관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 공사의 비리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