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계속 돌변하는 대통령 모습에 배신감”

[박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계속 돌변하는 대통령 모습에 배신감”

입력 2014-09-17 00:00
수정 2014-09-17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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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감추지 못하는 유족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수사·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 제정 요구에 대해 “삼권분립과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발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희생자 유가족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유족들의 애로를 다양하게 들었고 많은 이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격앙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고 유미지양 아버지 유해종(53)씨는 “특별법 제정은 본디 국회가 나서서 해결할 일이지만 지지부진하자 유가족들이 청와대에 기대를 품었던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말씀하셔서는 안 된다”며 허탈해했다. 또 다른 단원고 희생자 학부모 문모(45·여)씨는 “유가족들이 청와대에 가서 면담할 때만 해도 모든 걸 다 해줄 것처럼 하더니 계속해서 돌변하는 모습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분노감을 감추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에서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은 유례없는 방법을 통해야만 진상규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대통령이 ‘국가 개조’라는 말로 화답했었다”며 “대통령과 여당은 거짓 이유를 앞세워 진상규명을 회피하지 말고 국민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국회 파행으로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통령에 결단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을 절망하게 하는 후안무치한 발언”이라면서 “(대통령의 처사가)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국회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오히려 삼권분립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4-09-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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