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비위 적발하자 정보청구권 보복성 제한”

“구청장 비위 적발하자 정보청구권 보복성 제한”

입력 2014-07-07 00:00
수정 2014-07-0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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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공금 부당지출” 밝히자 인천남구청 2년간 비공개 처리

지속적인 감시와 정보공개청구 등으로 기관장의 잘못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을 밝혀낸 시민단체에 구 측이 법적 근거조차 없이 1년 넘게 정보공개청구권을 제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물론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시민들에게 각종 정보공개의 폭을 넓히고 있는 ‘정부3.0’ 정책 기조에도 역행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비영리 민간단체 ‘주민참여’에 따르면 인천 남구 정보공개심의회는 지난해 5월 “향후 2년 이 단체의 접수 건에 대해 비공개 대상으로 처리한다”고 통보한 뒤 1년 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문에 표시된 ‘접수 건’은 주민참여가 남구에 박우섭 구청장과 국장급 이상 공무원, 남구의회 의장·부의장 등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담긴 회계 서류와 관용차 운행 일지 등을 청구한 것이다. 심의회는 비공개 결정 이유로 “주민참여가 정보공개청구권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남구 관계자는 “주민참여 측에서 정보공개를 지나치게 청구해 여러 직원들이 평소 일을 못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악성 민원이나 다름없다. 피해가 계속될까 봐 이 단체에 대한 비공개 결정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어디에도 시민의 청구권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정보공개법에는 “공개 대상 정보량이 너무 많아 (피청구기관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정보의 사본, 복제물을 일정 기간별로 나누어 제공하거나 열람과 병행하여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최동길 주민참여 대표는 “‘향후 2년간 비공개 처리한다’는 처분이 어떤 법령을 근거로 한 것인지 남구에 물었지만 이에 대해 딱 떨어지게 답하지 못했다”면서 “위법, 부당한 결정을 내린 심의회 인선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심의회 위원 6명 중 3명(부구청장, 자치행정국장, 복지환경국장)이 남구 공무원이다.

주민참여는 남구의 비공개 결정 통지에 대한 행정소송을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인천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했다. 그러나 각 행심위의 결정 내용은 엇갈렸다. 앞선 두 차례의 행심위에서는 주민참여 측이 청구권을 남용했다고 인정한 반면, 세 번째 행심위는 구 측의 비공개 처분이 위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민참여는 그동안 남구에 대한 감시 활동을 통해 박 구청장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을 적발했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 구청장은 2011년 2월 11일 당시 남구를 지역구로 정한 국회의원 입후보자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업무추진비 10만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지자체는 개인 또는 공공기관이 아닌 단체에 기부금을 비롯한 기타 공금을 지출하는 것이 제한된다. 이에 인천시는 감사를 통해 박 구청장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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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4-07-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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