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김 중사·백과사전 진 병장…”잊지 않을게”>

<요리사 김 중사·백과사전 진 병장…”잊지 않을게”>

입력 2014-06-28 00:00
수정 2014-06-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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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초원에게 요리를 해줄 만큼 자상했던 김영훈 중사와 뭘 물어보던 다 대답해주던 똑똑한 진우찬 병장, 마지막 작별인사도 하지 못해 미안하고 미안하다.”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율동 국군수도병원 의무사 연병장에서 엄수된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희생장병 합동영결식에서 고인들과 같은 소대에서 동고동락한 이준 중사가 조사를 읽어내려가자 곳곳에서 흐느낌이 새어나왔다.

이 중사는 “웃음 많고 자상한 이범한 병장,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최대한 상병, 예의 바르고 의협심 강한 김경호 상병 모두 영원히 잊지 않을게”라고 전우들을 떠올리며 북받치는 감정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사고 다음날부터 이곳을 지키느라 미처 구두를 준비 못 해 검은색 정장에 운동화 차림으로 이날 오전 8시 영결식장에 들어선 유족들은 고인에 대한 경례, 약력 보고, 추도사 등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며 슬픔을 참아냈다.

그러나 이 중사의 조사에 이어 헌화할 때에는 아들의 영전에 꽃을 바쳐야 하는 현실을 감당할 수 없는 듯 제단에 고개를 묻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김 중사의 할머니는 밝게 웃는 손자의 얼굴을 쓰다듬으려고 닿지 않는 영정을 향해 몇 번이고 손을 뻗다가 결국 부축을 받아 자리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위패와 영정을 앞세운 장병들이 손자의 시신을 운구차로 옮길 때에는 “영훈아 어디가느냐”며 통곡하다가 쓰러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 동료 장병들도 흰 장갑을 낀 손으로 연신 눈가를 닦았다.

영결식이 끝나자 운구행렬은 헌병 오토바이 8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조용히 수도병원을 빠져나갔다.

육군 제22보병사단은 이날 영결식에 이어 오전 10시 성남화장장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오후 3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가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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