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현장> ‘119 출동’ 구급차 타고 소중한 한표

<투표현장> ‘119 출동’ 구급차 타고 소중한 한표

입력 2014-06-04 00:00
수정 2014-06-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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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와 노인 유권자들이 119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성북구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문순자(65·여)씨는 119구급차를 타고 침대에 누운 채 정릉3동 제3투표소로 이송돼 투표를 했다.

지난달 말 양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 걸을 수 없는 문씨는 투표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날 오전 7시께 동사무소에 연락을 했지만 여유 차량이 없다는 말에 119에 전화를 걸어 투표소에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다.

문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투표를 안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한 표 한 표가 천금 같은데 병원에 입원했어도 투표하러 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와준 구급대원 4명에게 고맙다고 여러 번 말했더니 그 중 한 명이 ‘사람 살리는 것만 우리 일인가요, 나라 살리는 일도 해야죠’라고 답하더라”고 전했다.

오전 10시 32분께는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박모(51)씨로부터 “직접 투표하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전화가 걸려와 구급대가 출동했다.

고관절 이상으로 거동이 어렵다는 박씨는 침대에 누운 채 구급대원의 도움으로 중계 2·3동 제7투표소로 이동,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

하지만 강서구 가양동에 사는 척추질환 환자 한모(67)씨는 구급차를 타고 투표소로 향하던 도중 통증이 심해져 결국 투표를 포기했다.

현기증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있어 투표소로 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오전 7시께 동대문구 장안1동 제5투표소에서 최모(80)씨가, 오전 8시 43분께 도봉구 창3동 제2투표소에서 정모(82·여)씨가 어지럼증을 호소해 각각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동작구 상도2동 제5투표소에서는 오전 6시께 투표소 여자 직원이 현기증과 구토증세를 보이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동작구 상도4동 투표소에서는 오전 11시 20분께 건물 승강기가 고장 나 투표를 하러 온 한 모녀가 승강기 내에 5분여 동안 갇혔다가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오후 3시 40분까지 서울에서 모두 12건의 투표소 이동 지원이나 구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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