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일요 신도 평소 3분의1로 뚝

구원파 일요 신도 평소 3분의1로 뚝

입력 2014-05-26 00:00
수정 2014-05-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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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복음침례교회’ 일요일 표정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청해진해운 회장)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 중인 가운데 25일 서울 용산구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서울교회에서는 시종일관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일요 예배가 진행됐다. 유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원파 신도가 이날 처음 검찰에 체포됐지만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전 10시 50분 찬송가로 예배가 시작된 데 이어 1시간가량 유씨의 장인인 고(故) 권신찬 목사의 설교 영상이 상영됐다. 최근 교회를 둘러싼 세간의 의혹을 의식한 듯 시험이 닥쳐도 신앙은 굳건하리라는 내용의 찬송가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예배가 끝난 직후 신도 이모씨는 “경기 안성에 (신도들이)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다. 28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주변 정리 등) 봉사를 하러 가기 위해 교회에서 버스를 새로 구입했다”면서 신도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중장년층이 주를 이룬 신도들은 언론의 구원파 보도에 대해 여전히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40년째 구원파 서울교회를 다닌다는 신도 김모(65)씨는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가 너무 편파적”이라면서 “세월호 선원들이 승객들을 구하지 않고 먼저 뛰쳐나온 것은 잘못한 일이지만, 교회까지 싸잡아서 이단 취급을 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전 회장은 언론에 비치는 것처럼 그렇게 야비한 분이 아니다”라면서 “지금은 숨어 다니고 계시지만 곧 잠잠해지면 (본인이) 먼저 나타나서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신도 유모(49·여)씨는 “최근 교회가 힘든 틈을 타서 (유씨의 최측근이었다가 구원파에서 탈퇴한) 정동섭 전 침례신학대 교수와 같은 우리 교회 반대파들이 득세를 하고 있다”면서 “이와 더불어 다른 교회와 언론도 서로 손잡고 우리를 비판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신도들을 버리고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채 도망다니고 있는 유씨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는 신도도 있었다. 24년 전부터 구원파를 믿기 시작했다는 40대 여성 신도는 “평소 유 전 회장을 신뢰하고 존경해 왔는데 이번 일로 그분과 교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매주 900~1000여명의 신도가 일요 예배를 하러 오지만 이날은 300여명의 신도만이 자리를 지켰다. 한 남성 신도는 “이번 일로 신도가 조금 줄긴 했지만 거짓된 신앙을 지니고 있던 신도들이 자체적으로 걸러져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4-05-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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