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에 케이블 휩쓸리는 현상 보완…이동 비효율·가시거리 미확보 등 여전
침몰한 ‘세월호’ 내부 수색을 위해 투입됐다가 별다른 소득을 내지 못했던 ‘무인로봇’인 원격수중탐색장비(ROV·Remotely-Operated Vehicle)가 한 달 만에 또다시 투입된다.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25일 오전 진도군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수색·구조 지원 장비·기술 연구 전담반(TF)이 지난 24일 수색 현장 바지선에 찾아가 잠수사들과 협의한 결과 잠수 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조기 이후 ROV 투입, 활용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지난달 21일 미국 민간업체인 비디오레이(VIDEO RAY)가 보유한 ROV 2대와 운용 인력 7명을 동원해 선체 투입을 시도했으나 거센 조류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당일 오후 2차례에 걸쳐 채 한 시간이 안 되는 동안 ROV로 선체 내부를 수색하는 데 성공했지만 부유물 탓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했다.
바닷속 난파선 탐사, 기뢰 제거 등 위험 임무에 활용되는 ROV는 관측함에서 케이블을 연결해 무인로봇을 원격 조종해 카메라와 음파탐지기로 탐사 활동을 한다.
대책본부는 당시 수상의 관측함과 무인 로봇 본체를 잇는 6mm 굵기의 조종케이블이 거센 조류에 휩쓸리면서 조종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조종케이블을 두꺼운 고무 호스로 감싸서 조류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보완했다고 해도 통로 진입과정에서 줄이 자주 꺾이거나 가이드라인과 얽힐 우려는 여전하다.
잠수사들이 직접 ROV를 선체 입구까지 가지고 가서 내부로 밀어줘야 하는 점과 ROV가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들어가 탐색에 성공한다고 해도 잠수사들이 해당 구역에 진입할 수 없는 문제 등도 그대로 남아있다.
대책본부는 “수중 수색이 끝날 무렵 마지막 잠수조가 ROV를 가지고 내려가는 등 잠수 수색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투입할 예정”이라며 “ROV 투입 관련 장애 요인이 많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이라도 수색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투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에서는 실종자 가족 동의 시 장애물로 수색이 어려운 구역의 선체 외판 일부를 절단하는 방안과 현장 요구 시 민간 잠수사 확보·지원, 양 바지선에 의사 재배치 추진 등도 결정됐다.
대책본부는 “선체 외판 절단 및 크레인 작업을 시작하면 다른 구역의 잠수 수색을 중단해야 하므로 수색 효율성만 놓고 봤을 때는 잠수 수색이 가능한 구역을 모두 수색한 뒤 마지막으로 고려하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효율성과는 별개로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를 찾고 싶어하는 가족들의 심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가족들 간의 의견이 조율되면 이를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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