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온다더니…” 잠수사 이광욱씨 유족 오열

“금방 온다더니…” 잠수사 이광욱씨 유족 오열

입력 2014-05-06 00:00
업데이트 2014-05-0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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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다녀온다고 하더니 이게 무슨 일이야? 이 자식아!”

6일 오전 아들 이광욱(53)씨가 세월호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어머니는 경기 남양주에서 전남 목포까지 400㎞를 한걸음에 달려왔다.

 6일 오전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중 수색을 하다 숨진 민간잠수사 이광욱씨의 가족들이 전라남도 목포시 상동 목포한국병원에 들어오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6일 오전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중 수색을 하다 숨진 민간잠수사 이광욱씨의 가족들이 전라남도 목포시 상동 목포한국병원에 들어오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고 달려왔지만 이미 오후도 훌쩍 넘어선 시각이었다.

오후 3시께 목포 한국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어머니는 아들이 숨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손자의 부축을 받고 시신 안치실로 들어가자마자 어머니의 통곡 소리가 장례식장을 가득 메웠다.

”이놈아, 금방 온다고 하더니 이게 웬일이냐? 이 바보 같은 녀석아. 어쩌면 좋아? 아이고 아이고.”

어머니의 통곡 소리는 한참 동안 계속됐다.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난 아들의 이름을 차마 부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6시 5분께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중 수색을 하던 중 이상징후를 보여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그는 세월호 실종자 수색과 관련, 기존 잠수사들의 피로도가 심해지자 최근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추가 모집한 민간잠수사다.

실종자 수색을 위해 경기 남양주에서 세월호 침몰 현장에 왔던 그는 화력발전소와 댐 건설 등에 참여한 베테랑 ‘산업잠수사’로 알려졌다.

잠수업계의 대부로 알려진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잠수사로 활동했다고 지인들은 전한다.

이씨의 아버지는 UDT 출신으로 1970년대 전후 팔당댐 건설 당시 수중폭파 작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남 김현철(49)씨도 이씨를 ‘최고의 잠수사’로 기억하고 있었다.

김씨는 “매형은 제주도에서 50∼60m 깊은 물 속에 들어가 수중 작업을 하던 사람이었다”며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매형에게 지병이 있던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매형은 한번도 쓰러지거나 기절한 적이 없는 건강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씨가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이웃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잠수사로서 전국 곳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좋은 일을 하다 뜻밖의 변을 당한 데 대해 안타까워했다.

한 주민은 “세월호 수색 도중 민간잠수사가 숨졌다는 뉴스를 봤는데, 읍사무소 직원들이 찾아오고 나서야 이씨인줄 알았다”며 “세월호 실종자들을 도우려다 숨졌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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