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등 396명 모두 안전… ’특별점검’했다더니 부실점검 의혹
세월호 참사로 여객선의 안전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2일 오후 울릉과 거제에서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선 2척이 잇따라 엔진고장을 일으켜 회항하는 사태가 빚어졌다.승객과 승무원 등 396명을 태우고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던 310t급 여객선 돌핀호가 엔진 고장으로 출항한 지 5시간여 만에 회항했다. 사진은 동해해경 경비함 2척의 호위로 울릉도 사동항에 회항한 돌핀호의 모습.
동해해경제공
동해해경제공
사고가 나자 돌핀호는 여객선사인 돌핀 해운과 울릉 운항관리실을 통해 엔진 고장 사실을 알리고서 이날 오후 4시 35분께 배를 돌려 출항한 지 5시간10분 만에 울릉도로 돌아왔다.
당시 배 안에는 승객 390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396명이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의 여객 정원은 390명이다.
사고 소식을 접한 동해해경은 1천t급과 5천t급 경비함 2척을 사고 해역에 급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호위했다.
한쪽 엔진으로 회항한 돌핀호는 이날 오후 7시 50분께 울릉도 사동항에 입항했으며, 승객과 승무원 모두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배에서 내린 일부 승객은 뱃멀미 등으로 어지러움을 호소,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동해해경은 밝혔다.
한 승객은 “엔진이 멈추면서 배가 급하게 흔들려 멀미하는 사람도 있었고, 일부 어린이들은 울음을 터뜨릴 정도였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돌핀호의 여객 선사 측은 승객에게 회항에 따른 적절한 보상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1996년 8월에 건조돼 선령이 18년인 여객선 돌핀호는 2012년 6월 울릉∼독도 항로를 처음 취항했다.
돌핀호는 지난달 22∼30일까지 해경 등이 시행한 특별점검에서 ‘기관실 현장 비상 조타를 위한 장비 미비치’ 등 2건의 시정요구를 받아 현장에서 시정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합동점검은 동해(포항)지방해양항만청, 선박안전기술공단, 해운조합, 한국선급, 울릉군 등 7개 기관과 함께 시행했다.
그러나 점검 결과에서 미미한 시정 조치 이외 엔진 등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돌핀호가 불과 수일 만에 엔진 고장을 일으킴에 따라 부실 점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해해경은 여객선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알루미늄 쌍동선으로 길이 40m, 폭 10m, 평균 속력 35노트인 돌핀호는 악천후와 주·야간 운항에도 물표 확인이 가능한 고성능 카메라 ‘나이트 비전’이 설치돼 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30분께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외도보타니아 인근 해상에서는 승객 141명이 타고 있던 38t급 유람선 1척이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승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통영해경 경비함정은 사고 선박을 해상 부이에 임시로 계류시켰고 승객들은 선사의 다른 유람선 2척에 나눠 장승포항으로 복귀하도록 조치했다.
승객들은 선상에서 거제 해금강을 둘러본 뒤 외도에 내려 1시간30분여 동안 관람을 했고 유람선을 타고 장승포항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해경은 엔진 과부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