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8시 10분 사고통보?’…어이없는 경기교육청

<세월호참사> ‘8시 10분 사고통보?’…어이없는 경기교육청

입력 2014-04-21 00:00
수정 2014-04-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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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인원도 ‘오락가락’…사실과 너무 다른 상황파악

경기도교육청이 세월호 침몰 당시 ‘오전 8시 10분 제주해경으로부터 침몰사고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내부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잘못된 공지로 공분을 산 교육청이 당일 오후까지도 구조된 인원이 수백명이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는 등 사고 초기 대응체계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경기도교육청 ‘현장체험학습 사안보고서’에는 16일 오전 8시 10분 ‘제주해경에서 학교로 진도 여객선 침몰상황 연락받음’이라고 돼 있다.

이 시각은 단원고가 제주해경으로부터 ‘인솔 교사 전화번호를 가르쳐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는 시점이다.

이를 놓고 도교육청은 ‘사고사실 확인’으로 못 박은 것이다.

게다가 도교육청은 단원고가 숨진 강모(52) 교감에게서 사고사실을 통보받은 오전 8시 50분에는 아무런 상황도 기록해 놓지 않았다.

당시 이미 언론에서는 진도 해상에서 수학여행을 떠난 고교생들이 단체로 승선한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특보를 쏟아내고 있었다.

구조인원 파악은 오락가락해 혼란만 부추겼다.

도교육청은 사고발생 1시간여 뒤인 오전 9시 55분께 ‘배 90% 침몰, 120명 구조’라고 파악했다.

이 또한 단원고 상황판에는 ‘9시 30분 교육청 양○○ 장학사에게 유선보고’라고 적혀있지만 도교육청 상황보고서에는 이 시각에 아무런 내용이 없다.

도교육청은 10시 10분 교육부에 이 같은 상황을 구두보고했고 10분 뒤 ‘140명 구조’, 다시 3분 뒤 ‘190명 구조’라고 상황 보고했다.

그러나 10시 28분 구조자는 다시 줄어 ‘150여명 구조’라고 했다가 33분 재차 ‘190여명 구조’라고 정정했다.

10시 39분에는 구조자가 200여명이라고 보고됐고, 20여분 뒤 다시 ‘110명 확실히 구조’라고 바꿨다.

이후 도교육청은 오전 11시 9분 출입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통보하고, 3분 뒤 학생전원 구조 문자메시지를 학부모에게 전송했다.

23분 뒤엔 재차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라고 출입기자들에게 공지했다.

도교육청은 오전 11시 41분이 돼서야 ‘완전 구조가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낮 12시 3분 ‘전원 구조 발표된 바 없다’고 확인했다.

오보로 홍역을 치르고도 12시 9분 ‘168명 구조’, 오후 1시 15분 ‘197명 구조’, 44분 ‘368명 구조’ 등 여전히 사실과 다른 내용을 파악해 내부적으로 보고했다.

그 뒤에도 도교육청은 확실히 구조된 인원이 74명이라고 했다가 생존자가 추가발견돼 77명이라고 하는 등 사고발생 6시간 30여분이 지난 오후 3시 26분까지 사실과 다른 내부보고를 이어갔다.

사고 파악이 부실했다는 지적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기 내부보고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정제되지 않은 동향, 언론보도, 상황 등을 적어놨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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