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과 발로 3년간 폭행…뜨거운 물 뿌리고 갈비뼈 부러뜨려

의붓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울산 계모는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어린 딸에게 폭력을 휘둘러 다리를 부러뜨리고 화상을 입히는 등 무자비하게 학대한 것으로 11일 판결문에서 확인됐다.

박씨는 숨진 이(8)양의 친부와 2009년 11월부터 동거하면서 이양과 함께 생활했다.

그러나 2011년부터 이양이 귀가시간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며, 물건을 훔친다는 등의 이유로 주먹과 발, 회초리 등으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박씨는 2011년 5월 포항에 살때 이양이 유치원에서 색연필을 훔치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이양의 등과 팔을 때려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상해를 입혔다.

울산으로 이사온 뒤인 2012년 5월에는 집에서 이양이 학원을 마치고 늦게 귀가하자 발로 허벅지를 폭행, 왼쪽 허벅지 뼈(대퇴골)를 부러뜨려 전치 10주의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 2012년 10월에는 이양 때문에 남편과 다퉜다는 이유로 이양의 옷을 벗게 하고 욕실로 데려가 샤워기를 틀고 뜨거운 물을 오른손과 양쪽 다리에 뿌려 전치 3주의 치료와 함께 3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받아야하는 2도 화상을 입혔다.

이양이 숨진 2013년 10월 24일에는 오전 8시 40분께 집에서 이양이 소풍을 가기 위해 식탁에 올려둔 현금 2천300원을 훔치고 또다시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발로 양쪽 옆구리와 배 등을 마구 폭행했다.

박씨는 이 과정에서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이양이 창백한 얼굴로 방에서 나와 “미안해요 엄마, 소풍을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자 다시 격분해 주먹과 발로 전신을 때렸다.

결국 이양이 비명을 지르면서 주저앉는 등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계속 주먹과 발로 머리, 옆구리, 배 등 급소를 포함한 신체 주요 부위를 닥치는 대로 때렸다.

박씨는 이양의 멍든 자국이 친부에게 들킬까봐 반신욕을 하라고 욕실에 보냈지만 이양은 정신을 잃은 채 욕실에서 발견됐고, 오전 11시 현장에서 흉부 손상으로 다발성 늑골골절에 따른 양폐 파열로 숨졌다.

부검의는 이양이 양쪽 갈비뼈 24개 가운데 16개가 부러졌고, 부러진 갈비뼈들이 양쪽 폐를 찌른 것이 결정적인 사망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왼쪽 5, 6번 갈비뼈의 경우 부위나 출혈반응이 미약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골절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