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안나” 요양원서 치매환자가 다른 환자 살해

“기억이 안나” 요양원서 치매환자가 다른 환자 살해

입력 2014-04-11 00:00
수정 2014-04-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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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부산의 한 요양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70대 치매 환자는 같은 입원실에 있던 다른 환자에게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치매노인은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숨진 환자의 상처에서 나온 DNA가 같은 입원실 치매 환자 A(70·여) 씨의 것으로 확인돼 A 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5일 오후 11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 환자 B(71·여) 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숨진 B 씨가 목 인근에 있는 갑상선 연골이 골절돼 기도가 막혀 숨졌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에 따라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여왔다.

그러던중 B 씨의 상처 부위에서 A 씨의 세포조직과 타액 등이 나왔다는 국과수 검사결과를 받았다.

당시 사망 현장을 처음 발견한 요양보호사도 “A씨가 B씨의 배 위에 올라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치매 전문가와 범죄심리상담사 등이 입회한 가운데 A 씨에 대해 3차례 심문조사 했지만 제대로 된 진술을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A 씨는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정확한 정신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추가 수사를 벌인 뒤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수사과정 중 알게 된 요양원 측의 운영규정 위반사항도 담당구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 요양원의 시설장이 상주의무를 위반했고 폭력성이 있는 환자의 격리수용·치매등급에 따른 환자 격리수용 두 부분에 있어 규정을 위반한 정황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적발사항이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동호 부산진경찰서 형사과장은 “양쪽 할머니 모두 치매 3등급으로 등급이 같고 A 씨가 평소 지팡이로 바닥과 침대를 내려치는 등의 성향은 보였지만 사람에 대한 공격성을 보인 적은 없어 격리수용 판단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 “면밀하게 추가조사한 뒤 관련기관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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