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일찍 의원직 사퇴’힘 있는 시장’론 강조
새누리당 유정복 의원이 31일 의원직을 사퇴하고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그의 의원직 사퇴는 정계 안팎의 예측을 깨고 상당히 앞당겨졌다.
현행 선거법상 현역 의원은 후보 등록 시작일인 5월 15일 전까지만 사퇴하면 된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 대부분은 현역 프리미엄을 한껏 활용한 뒤 후보 등록일 직전에야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졌다.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거의 모든 시·도에서 현역 의원이 광역단체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앞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의원은 새누리당 윤진식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이낙연 의원 등 2명뿐이다.
유 의원도 일단 4월 23일 안상수 전 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통과한 뒤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만에 하나 경선에서 져 시장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유 의원은 그러나 이런 ‘안전핀’마저 뽑아버리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는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야당의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한 선제대응 차원에서 의원 배지를 예상보다 일찍 내려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 진영은 경선에서 안 전 시장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지만 승리를 의심치 않는 분위기다. 안 전 시장이 2002년부터 8년간 인천시장을 지낸 경험과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지만 본선 경쟁력을 고려하면 유 의원이 무난히 경선을 통과할 것으로 측근들은 확신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해 온 야권에도 정면으로 반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야권은 유 의원이 30년 이상 김포에서 정치인으로 성장한데다 경기도지사 출마가 논의됐던 인물이 갑자기 인천시장 후보로 차출됐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해 왔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전행정부 장관직에 이어 국회의원직까지 내려놓게 된 것은 오로지 인천시민과 국민을 향한 충심 어린 자기희생의 결단”이라며 ‘차출론’에 반박했다.
인천 출신의 유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계기로 배수진을 구축하고 ‘힘 있는 시장’론을 전면에 내세워 표심을 공략할 태세다.
그는 “부채·부패·부실로 얼룩진 무능한 ‘3부 시장’에게 우리 인천을 그대로 맡길 순 없다”며 “중앙정부 홀대론을 핑계 삼지 않고 중앙정부·대통령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힘 있는 시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이날 예비후보로 등록함에 따라 예비후보가 할 수 있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 선거운동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지난 5일 장관직을 사퇴한 이후 예비후보 신분이 아니어서 언론사 인터뷰 외에는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인천시청에서 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인천 수봉공원 현충탑에서 참배함으로써 예비후보로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인천에서는 송영길 현 시장과 문병호 의원이 새정치연합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고 김성진 정의당 시당위원장, 신창현 통합진보당 시당위원장이 시장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