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센터 거래 자제” 학교 압박한 서울교육청

“친환경센터 거래 자제” 학교 압박한 서울교육청

입력 2014-02-13 00:00
수정 2014-02-13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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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거나 방문해 지침 전달… 사흘새 66곳 중 43곳 계약 파기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친환경유통센터와 급식 식재료를 공급받고 있는 일선 학교에 계약 취소 압력을 넣어 무더기로 계약이 파기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계약 자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 지난 7일 이후 이 센터와 공급 계약을 맺은 학교 중 3분의2가 넘는 43곳이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시교육청의 이번 취소 압력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음해성 소문까지 난무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시교육청과 친환경유통센터, 일선 학교 등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산하 11개 교육지원청 간부들이 직접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을 만나거나 전화로 센터와의 계약 취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오전 시교육청 회의에서 권역별 간사 교장들에게 센터 이용 자제를 요청해 같은 날 오후 권역별로 근처 학교 교장들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6일까지 학교별로 행정실장과 영양교사가 함께 센터를 이용하지 않을 때 대안을 찾기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교장이 무조건 센터 이용을 하면 안 된다고 교육청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면서 “당장 공급원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의견을 냈지만 묵살됐다”고 말했다. 6일 이후에도 센터 이용을 고수하려고 한 학교에는 교육지원청 간부들이 학교 행정실장에게 거듭 센터 배제를 요청했다고 이 교사는 전했다.

친환경유통센터는 2006년 급식 식중독 파문 이후 위탁 방식에서 직영 방식으로 학교급식 형태가 바뀐 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2009년 시범사업으로 서울 지역 학교 62곳에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시작해 2010년(연말 기준) 270곳, 2011년 588곳, 2012년 784곳, 2013년 867곳 등으로 거래 학교를 늘려 왔다. 특히 센터는 2010년 곽노현 전 교육감 당선 이후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되면서 급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시교육청이 친환경 재료 사용 비율 하한선을 50%로 하향조정하고, 민간업체와 센터의 수의계약 범위가 모두 1000만원으로 똑같이 조정되면서 센터에 유리한 환경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이달 초까지 센터와 3월분 식재료 공급계약을 체결한 학교는 66곳으로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센터에 따르면 66개 학교 가운데 7일 12곳, 10일 17곳, 11일 14곳 등 43곳이 계약을 파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 센터를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한 게 아니라 바뀐 급식 지침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센터와의 계약을 파기한 학교 관계자들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시교육청 압력 때문에 계약을 취소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센터에 큰 불만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일부 학교에서는 “센터가 다른 친환경 재료보다 비싸게 받는다는 보도를 봤다”거나 “센터에서 공급하는 축산물 품질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센터와 3월분 계약을 맺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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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4-02-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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