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지쳤어요”…방역·살처분 인력 ‘파김치’

“춥고 지쳤어요”…방역·살처분 인력 ‘파김치’

입력 2014-01-22 00:00
수정 2014-0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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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 대충 때우고 새우잠…”살처분 동원땐 녹초”

전북 서남부의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방역 총력전에 투입된 방역요원들의 피로도가 역력하다.

공무원과 군인이 중심이 된 방역요원들은 AI 방역현장의 강추위 속에 시간이 가면서 피로가 누적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AI가 발생한 고창과 부안, 정읍에 공무원과 군인, 경찰 등 이날 하루에만 1천700여명이 투입되는 등 지난 17일부터 5천840여명이 동원됐다.

오리 도살 처분에는 대부분 남자 직원들이 투입된다.

특히 도살 처분 현장에 한번 투입되면 오리 수백마리를 처리하고 바이러스를 옮길 우려 때문에 사실상 2∼3일간 감금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부에서 넣어주는 김밥과 빵 등으로 겨우 식사를 해결하고 잠도 설치기 일쑤다.

매몰 현장의 고통도 그렇지만 녹초가 돼 나와도 이젠 밀린 행정업무에 매달려야 한다. 도살 처분 현장은 이젠 모두가 꺼리는 곳이 돼버렸다.

한 직원은 “도살 처분을 마치고 녹초가 된 상태로 나와도 공문 작성 등 일반 행정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기온마저 급격히 떨어지면서 피로에 지친 지원 인력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대부분의 통제소에 난로가 없어 차량에서 히터를 틀어 놓고 있는가 하면 손 난로에 의존하는 바람에 감기에 걸린 공무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방역요원들은 영하의 날씨로 소독약이 얼어붙는 바람에 염화칼슘을 다시 뿌려야 하는 등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이렇듯 피로가 쌓이면서 직원들은 신경까지 예민해졌다.

방역 현장뿐만 아니라 교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실 직원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밤새 걸려오는 전화 문의에 현장 파악과 업무보고 준비까지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한 상황실 직원은 “교대인력이 없어 집에 가지도 못한 채 도청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새우잠을 잔다”면서 “살짝 눈을 감으면 전화벨 소리 환청마저 들린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현장 방역요원들은 이날도 농가 21곳에서 오리 27만여 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기약없는 ‘방역 전쟁’에 전력을 쏟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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