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에 충성맹세’ 전직 공무원에 집행유예

‘김정일에 충성맹세’ 전직 공무원에 집행유예

입력 2014-01-07 00:00
수정 2014-01-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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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터넷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운영자와 연락을 주고받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맹세문’을 작성하는 등의 활동을 한 공무원 출신 6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단독 조현호 판사는 7일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체제와 김정일을 찬양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이모(67)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에 속하는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와 송수신을 하고 이적표현물을 게시하거나 소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1974년 전남 광양군 지방행정직 공무원으로 임용돼 2001년 3월 과장 직급으로 명예퇴직하고 현재는 직업이 없는 상태다.

조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씨의 범죄 혐의를 ▲북한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운영관리자와 통신·연락 ▲주거지에서 이적 표현물 취득·소지 ▲인터넷 게시물에 의한 이적표현물 취득·소지·반포 ▲인터넷 게시물에 의한 이적 표현물 제작·반포 ▲댓글 작성·게시로 반국가단체 찬양·선전·동조·선동 등 5가지로 적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 10월 ‘우리민족끼리’ 운영자에게 ‘북한소식을 정기적으로 받아보고 싶습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통신·연락을 했다.

이씨는 이메일에 “이쪽(우리나라)에서는 공화국의 소식을 알 수 있는 모든 사이트가 차단돼 있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흔들림 없는 주체사상을 뿌리내리시길 기원하면서 가능하다면 좋은 소식 자주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고 적었다.

또 한겨레신문사의 인터넷 포털인 ‘한토마’ 정치일반게시판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게시하고, 김정일의 사망을 애도하면서 김정일을 불세출의 탁월한 전략가로 표현하는 등 찬양·고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네이버 카페 ‘사이버민족사령부’에도 가입해 운영자로부터 핵심 회원인 ‘철기전사’ 등급을 받은 뒤 지시에 따라 북한이나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에 대한 ‘충성맹세문’을 작성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판사는 “이씨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직접적 폭력적 활동을 하지 않은 점,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발전과 성숙도에 비춰 이 사건 범행으로 국가안보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왔다고 보기 어려운 점,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사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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