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밀양 송전탑 콘크리트 타설공사 고민

한전, 밀양 송전탑 콘크리트 타설공사 고민

입력 2013-10-13 00:00
업데이트 2013-10-13 11:0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반대주민 농성으로 레미콘차 진입로 확보 안돼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에 속도를 내는 한전이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5개 송전탑 공사장의 기초굴착 작업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다음 과정인 철근 콘크리트 타설공사가 레미콘 차 진입로 확보 문제로 벽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콘크리트를 실은 레미콘 차량의 공사장 진입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5개 공사장 가운데 차량 수송로를 확보한 단장면 바드리마을 84번과 89번, 부북면 위양리 126번 현장은 공사에 강력히 반대하는 주민 농성장으로 말미암아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기초 굴착 공사가 진행되는 단장면 동화전 95번과 상동면 109번 현장은 아직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진입로를 내지 못해 좁은 산길 상태이다.

다른 공사장도 공사현장으로 가는 통로가 대부분 산길이어서 한전으로서는 차량 진입로 확보가 큰 걱정거리이다.

한전이 공사를 벌이는 5개 송전탑 공사장 가운데 진척이 가장 빠른 송전탑은 84번.

이 현장은 현재 6m 깊이로 땅을 판 뒤 4개의 라이너 플레이트(기둥틀)를 설치하는 작업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곧 기둥을 세우기 위한 철근 콘크리트 타설에 들어가야 한다.

한전에 따르면 4개 기둥 틀에 쏟아 부어야 할 콘크리트는 무려 720t.

콘크리트를 실은 레미콘 차들이 현장으로 진입해야만 타설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 공사장으로 향하는 진입로 2곳 모두 막혀 있다.

바드리마을 쪽 진입로는 인근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민들이 막고 있고, 평리마을 쪽 진입로(농로)에서는 단장면 용회마을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반대 주민들이 한전과 합의해 길을 열어주거나 경찰이 병력을 동원해 강제로 농성장을 정리하지 않는 이상 레미콘 차량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전은 공사장으로 향하는 육상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헬기로 콘크리트를 수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자재를 실어나르는 대형 헬기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1㎥(2.4t)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공사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송전탑 공사장 한곳 4개 기둥 틀에 철근 콘크리트를 설치하려면 대형 헬기가 무려 300번을 오가야 한다.

밀양지역에 설치해야 할 송전탑이 52곳인데 헬기로 수송하면 1만5천600번을 왕복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전 공사현장 관계자는 13일 “지금 자재를 공급하는 것처럼 필요하다면 헬기 수송을 통해서라도 철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준비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헬기 수송을 통한 철근 콘크리트 작업은 송전탑 공사에 대한 상징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재 송전탑 공사장 입구 3곳에서 농성장을 설치한 반대 주민들도 레미콘 차량 진입은 몸을 던져서라도 막을 태세다.

바드리 마을 진입로에서 농성하는 한 주민은 “한전의 송전탑 공사과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공사를 저지할 수 있는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송전탑 공사장으로 향하는 차량 진입로를 확보하려는 한전 측이 어떤 해법을 찾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