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오르면 뭐하나…택시 승차거부 여전

요금 오르면 뭐하나…택시 승차거부 여전

입력 2013-10-13 00:00
수정 2013-10-1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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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골라태우기·가격 흥정 횡포…승객과 말다툼까지

서울시내 택시 기본요금이 12일 오전 4시부터 2천400원에서 3천 원으로 600원 올랐다.

미터기 조정에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돼, 기본요금이 3천 원으로 설정되지 않은 택시를 타면 인상분 600원만 더 내면 된다.

택시 운전사 처우를 개선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게 서울시의 요금 인상 이유인데, 승차거부 등 택시에 대한 불만이 피부에 와 닿게 개선될지 갸우뚱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실제로 주말인 12일 밤 서울 도심 번화가에서는 승차거부와 요금흥정 등 요금인상 전과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 도심 심야 유흥가 ‘택시잡기 전쟁’ 여전…시민 “그러면 그렇지”

밤마다 서울 도심 유흥가에서 펼쳐지는 ‘택시 잡기 전쟁’은 요금인상 첫날에도 계속됐다. 시민의 오랜 불만이었던 승차거부는 물론 속된 말로 ‘따블’을 외치는 손님을 골라 태우는 풍경도 여전했다.

주말 늦은 밤 택시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서울 종로, 홍익대 앞, 강남 신논현역 일대는 평소 토요일 밤 모습 그대로였다.

종로 2가 보신각 앞 사거리부터 종로 5가로 이어지는 대로변은 밤 11시께부터 쏟아져 나온 취객들로 북적거렸다. 택시를 기다리는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빈 차’ 표시등을 켠 택시는 가물에 콩 나듯 했다.

여전히 일부 택시들은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입맛에 맞는 승객을 골라 태웠지만, 이들의 횡포를 단속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회사원 김태영(34)씨는 “요금이 오른다고 해서 택시 잡기가 쉬워질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면서 “운 좋게 빈 택시를 잡아도 문은 안 열어주고 어디 가느냐고 묻는 택시들이 대부분”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홍대 앞 유흥가인 상수역 인근 사거리 앞은 아예 무단으로 주·정차 해놓고 승객과 가격흥정을 벌이는 택시들도 있었다. 대부분 서울 외곽지역으로 가는 승객을 태우려는 경기지역 법인택시였다.

한 50대 법인택시 운전자는 “아직 미터기 조정이 안 돼 ‘심야 시계외할증’이 안 붙는데다 고작 기본요금 600원 더 받는다고 해서 아무나 태웠다간 주말 대목 장사를 망친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이 집이라는 회사원 김병필(33)씨는 택시기사와 가격을 흥정하다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김씨는 “미터기대로 부평역에 가자고 했다가 승차거부를 당해 화가 났다”면서 “주말 밤 서울에서 집까지 택시로 가려면 미터기 요금보다 1만∼2만원은 더 얹어줘야 한다. 요금 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 “이해는 하지만…서비스 개선될지 의문”

이날 오전까지 아직 상당수 택시의 요금 미터기가 조정되지 않아 많은 택시가 종전 미터기를 그대로 단 채 600원을 더해 요금을 받고 있었다.

승객 대부분은 뉴스를 통해 택시요금 인상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요금이 오른 만큼 실질적인 서비스도 개선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택시에 대한 불만이 평소 크다는 얘기다.

서울역 앞에서 만난 홍익대생 이모(25)씨는 “밤 10시만 넘어도 학교에서 집에 가려면 ‘더블’을 부르지 않고는 못 가는 경우가 많다”며 “요금을 배를 줘도 승차를 거부하던 운전사들이 기본료 조금 올리고 할증 붙인다고 승차거부를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증섭(44)씨는 우선 “전에 택시 운전사들이 잠깐 파업할 때 사정을 보니 딱한 면도 있더라”고 동정했다.

한씨는 그러면서도 “사업하는 사람들은 술자리가 많아 밤늦게 택시를 많이 타는데 심야할증에 시계외 할증까지 붙는다고 생각하면 택시비 부담을 생각해 그냥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동 코엑스 인근에서 만난 회사원 최성용(38)씨는 “기본요금을 600원 올리고 거리에 따른 요금도 인상했으니 서민 부담이 커졌지만 그만큼 서비스가 나아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일단 서비스를 개선한다고 하니 지켜보겠다”고도 했다.

◇ 택시운전사들 “손님 감소할지 걱정”

요금 인상의 ‘수혜자’인 택시 운전자들도 마냥 밝은 얼굴을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개인택시 운전사로선 상대적으로 수혜 폭이 크겠지만, 법인택시 운전사들은 기본요금 인상과 더불어 그만큼 사납금이 올라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부는 요금이 오르면 그만큼 승객이 줄어들 걸 걱정하고 있다.

기본요금이 1천300원이던 때부터 10여년간 택시를 몰았다는 한 개인택시 운전사는 “요금이 올랐으니 좀 나아지겠다”고 하자 손사래를 쳤다.

그는 “택시 몰면서 그간 4번 요금이 올랐는데 그때마다 손님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였다. 더구나 지금은 심야버스가 운행되니 그동안 택시를 타던 손님들이 금세 버스로 옮겨갈 거다. 유지비는 계속 오르는데 손님이 줄어들면 요금이 인상된다고 해도 사실상 수입이 감소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하루 수입 가운데 일부를 사납금으로 회사에 내야 하는 법인택시 운전사들은 “요금이 올라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법인택시를 모는 김민석(48)씨는 “요금이 오르면서 회사가 사납금을 2만3천~2만5천원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며 “결국 월급이 40만원 정도 오르고 가스를 좀 더 넣어준다는 게 나아지는 점인데 인상된 사납금 내고 줄어든 승객 찾아 태우러 다니고 하다 보면 신경만 쓰이고 사실 손해”라고 푸념했다.

인터넷상에서도 택시요금 인상이 시민이나 운전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에 의문을 품는 반응이 많았다.

트위터 아이디 ‘buss*********’는 “요금 올려도 사납금 문제를 해결하고 올리든가 말든가 했어야지. 승차거부도 마찬가지. 요금 올린다고 승차거부가 줄어들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시라. 이 기대 또한 택시 대수를 줄이고 나서 해야했다”는 글을 남겼다.

아이디 ‘space*******’는 “요금 오른다고 택시기사들 살림살이가 좀 나아질까? 개인택시는 또 모르겠다만, 회사택시 기사님들이야 글쎄. 택시회사 사장 배나 불려주겠지”라고 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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