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시가 10억원 상당의 고려청자 진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심모(51)씨를 구속하고 김모(51)씨 등 공범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 등은 지난 2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서 골동품 중개상 박모(57)씨 소유의 고려청자를 들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심씨는 구매자인 척하며 박씨와 만났으며 김씨 등은 “심 사장이 좋은 물건을 잡았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다.

심씨 등은 “밖에 전문 감정인이 도착했다”며 자연스럽게 고려청자를 들고 나갔다. 잠시 후 박씨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나와봤을 때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이들이 훔쳐 달아난 고려청자는 13세기 후반 제작된 ‘청자상감 유로학문매병’이다. 시가는 최대 17억원까지 나온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건축업자인 심씨 등은 최근 사업 부진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골동품업계 지인을 통해 박씨가 고려청자를 판매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 8일 훔친 청자를 종로구 인사동의 한 골동품 중개상에게 3억원에 넘기려 했지만, ‘고려청자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수상하다’는 다른 골동품 상인의 제보를 받고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